5일 창원 NC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9회초 1사 1, 3루에서 KIA 나주환이 3점 홈런을 쏘아 올린 뒤 그라운드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창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베테랑 내야수 나주환(36)은 지난 겨울 SK에서 KIA로 무상 트레이드됐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포기하면서까지 재계약을 원했지만 끝내 팀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했다. 한때 SK 왕조의 주역이었던 그도 이렇게 잊혀지는 듯했다.
그러나 나주환은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두산, SK에 이어 프로 16년 차에 세 번째 KIA 유니폼을 입게 된 그는 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특히 류지혁, 김선빈 등 내야 자원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한 가운데 수비에서 빈자리를 메워주고 있다. 원래 포지션인 3루수 외에 1루수, 2루수로도 경기에 출전했다. 타격은 29일 현재 타율 0.255, 6홈런, 19타점으로 뛰어나진 않지만 지난해(타율 0.222, 3홈런, 20타점)에 비해 상승세가 뚜렷하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9경기가 우천으로 순연된 KIA에서 나주환은 앞으로도 소금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즌 막판 체력 부담이 심해질수록 나주환 같은 멀티 플레이어의 존재는 팀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
힐만 전 SK 감독에 이어 다시 한 번 외국인 감독과 호흡을 맞추게 된 나주환은 “외국인 감독을 두 번이나 만나 해외 연수는 안 나가도 된다. 곁에서 지켜보며 몇 억은 번 셈”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팀 분위기를 밝게 만들고 있다. 시즌 전 은퇴 위기에 몰렸던 그의 얼굴에 다시 웃음꽃이 피었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