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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1월 대선 연기 제안…“안전해질 때까지 미뤄야”

입력 | 2020-07-30 22:26: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11월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연기하자고 전격 제안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사람들이 적절하고 안전하게 투표할 수 있을 때까지 선거를 연기하는 건 어떨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편적인 우편투표(부재자 투표 얘기가 아니다. 부재자 투표는 좋다) 도입으로 2020년은 역사상 가장 부정확하고 사기 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제안은 경쟁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최근 한 달 간 모든 여론조사에서 뒤쳐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진지하게 제안한 건지도 분명치 않다”면서 “선거일을 옮기려면 의회 동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국 연방법에는 “대통령 선거는 11월 첫째주 월요일, 화요일로 치른다”고 규정돼 있다. 또한 헌법에도 내년 1월20일 이후로 대통령 취임식을 연기하는 조항을 두고 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대선 연기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을 알면서도 이를 언급한 것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우편투표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자, 이를 막기 위한 ‘밑밥 깔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우편투표를 확대하면 부정 선거가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우편투표자가 늘어나면 투표율이 낮은 젊은층이나 흑인의 투표를 북돋아 야당인 민주당에 유리한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댄 킬디(민주·미시간) 하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권좌에 앉은 대통령이 거짓말이나 일삼고, 정권을 잡기 위해 선거를 연기하자고 제안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공화당, 무소속, 민주당 등 모든 미국인들이 대통령의 헌법을 완전히 무시하는 태도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의 깜짝 연기 제안은 79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전분기 대비 39.2% 감소)에서 유권자들의 관심을 돌리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버지니아대 선거 분석가 카일 콘디크는 “트럼프의 전형적인 접근법을 따르고 있다”면서 “트럼프가 의회 승인 없이는 불가능한 선거를 제안한 것은 오늘 아침의 형편없는 GDP 수치에서 화제를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