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 탈북민 김씨 월북 이동경로 공개
지난 18일 월북한 탈북민 김모(24)씨는 강화도에서 배수로를 통과한 뒤 조류를 타고 북한 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가 31일 공개한 이동 경로에 따르면 김씨는 17일 오후 6시25분경부터 7시40분까지 교동도와 강화도에 있는 해안 도로를 둘러봤다. 월북을 앞두고 사전에 지형을 정찰한 것으로 추정된다.
월북을 결심한 김씨는 약 6시간 뒤 다시 강화도에 나타난다. 그는 18일 오전 2시23분께 택시를 타고 강화도 북부 연미정에 도착했다. 김씨는 2시34분께 연미정 아래 배수로 방향으로 이동했다.
김씨는 2시46분께 연미정 배수로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배수로는 가로 1m84㎝, 세로 1m76㎝에 길이는 5.5m다.
배수로에 들어간 김씨는 10여개 철근 장애물과 윤형 철조망을 통과했다. 배수로 오른쪽에 35~40㎝ 정도 틈이 있었고 김씨는 이 사이로 몸을 통과시킨 것으로 보인다. 윤형 철조망도 단단히 고정돼있지 않아 김씨는 철조망을 옆으로 밀어내고 배수로를 벗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강물에 뛰어든 김씨는 창조류(漲潮流)를 탔다. 창조류란 밀물로 해면이 상승할 때 해안이나 감조하천의 위 또는 하구를 향해 흐르는 조류다.
조류를 타고 간 탓에 역동적인 수영을 할 필요가 없었다. 통나무나 스티로폼이 조류에 함께 떠밀려 간 탓에 김씨의 모습을 식별하기는 더 어려웠다.
북한 개풍군 쪽에 산불이 난 점 역시 김씨의 월북을 도운 셈이 됐다. 당시 강화도와 김포 쪽 우리 군 경계 근무 인원은 17~18일 한강 건너편 북한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쪽을 집중 감시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군은 26일 북한의 공개 보도를 통해 김씨의 월북 사실을 알게 됐다. 군과 경찰은 당일 오후 6시15분께 연미정 배수로 인근에서 김씨 가방을 발견했다. 가방에는 김씨 명의 통장과 비닐랩, 성경책, 구급약품 등이 있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