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의원은 31일 미래통합당이 민주당을 향해 ‘독재’라고 표현하는 것과 관련해 “아무리 속상해도 독재란 말은 함부로 쓰면 안 된다. 제가 독재와 싸워봐서 잘 안다”고 다그쳤다.
김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누가 누구더러 독재라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통합당이 민주당에 ‘의회독재’, ‘입법독재’, ‘제2의 유신독재’라고 독설을 쏟아붓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언론 자유 지수가 아시아권 1등”이라며 “언론·집회·출판·결사의 자유가 대한민국만큼 잘 보장된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전날 처리한 ‘부동산 3법’에 대해 “과열된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은 집권 여당으로서 당연한 책무”라며 “시장을 제어하는 법안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토론 의지가 없는 야당과 협상하느라, 시간을 질질 끌다 보면 통과돼도 별무효과이기 일쑤”라고 말했다.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후속 3법’에 대해선 “현 공수처법에는 이미 제1야당에게 비토권이 부여돼 있다. 그래서 야당이 동의하지 않는 공수처장은 뽑을 수 없다. 그런데 (야당은) 아예 공수처 출범 자체를 막고 있다”며 입법 정당성을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특히 통합당을 향해 “누가 누구더러 독재라고 눈을 부라리느냐. 발목잡기와 무조건 반대만 하다 21대 총선에서 이미 심판받지 않았느냐”고 강하게 따졌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Front1)에서 열린 개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하지만 김 전 의원의 주장과 달리, 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여권에서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노웅래 의원은 전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소수의 물리적인 폭력도 문제지만 다수의 다수결 폭력도 문제”라며 “(민주당에 주어진) 176석의 의미는 힘으로 밀어붙이라는 것이 아니라 야당의 협력을 이끌어 일하라는 뜻이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은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같은 날 민주당을 겨냥해 “정부안 통과만을 목적으로 한 전형적인 ‘통법부’의 모습”이라며 “요식적인 토론으로 사실상의 심의 과정이 생략됐고, 다른 의원들의 관련 법안은 배제하고 오로지 민주당이 원하는 법안만 골라 다뤄졌다”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슈퍼 여당이 주도하는 국회 운영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민주당의 깊은 숙고를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