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크러쉬의 ‘Beautiful’
김창기 전 동물원 멤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번 칼럼은 노래와 정신건강의학을 연결한 ‘음악상담실’의 마지막 글입니다. 제가 그동안 전해드리려 했던 삶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태도와 방법들을 요약해 드리고 물러나려 합니다.
인간이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려면 가장 먼저 소중한 사람과의 사랑(애착)이 있어야 하고, 그 다음은 사회적 역할과 성취와 인정, 더 높은 차원에서는 윤리 철학 종교를 통한 삶의 의미가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민감성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과 의도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상대방을 잘 관찰할 수 있는 적절한 거리와 시간이 필요하죠. 그래야 내 방식의 사랑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원하는 사랑을 줄 수 있으니까요. 그 다음은 일관성입니다. 내 감정을 잘 조절해서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죠. 마지막은 관계 개선 능력입니다. 관계에서 선의와 진심은 자주 오해받고 왜곡됩니다. 본의 아닌 실수를 저지르기도 하죠. 성숙한 방어기전인 억제, 이타심, 유머, 승화를 사용해서 더 성숙한 사람이 갈등을 풀어줘야 합니다.
삶이 아름다워지려면 사랑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사회적인 역할, 성취, 그리고 의미가 필요하죠. 만족스러운 사회인이 되기 위해서는 내가 도달하고 싶은 위치나 상태를 객관적으로 잠정 지정하고, 목적 달성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계획해야 합니다. 그 계획들을 인내하며 실행에 옮길 때 실력은 늘고, 그래서 사랑과 인정을 받고, 그로 인해 자신감이 향상되고 더 좋은 판단과 계획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인간은 죽을 때까지 성장하고, 각 삶의 단계에서 요구되는 과제들을 잘 수행할 때 자긍심을 느낍니다. 청년기까지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아는 정체성을 확립해야 하고, 사회인이 되기 위해서 타인들과 친밀감을 형성하는 능력을 키워야 하고, 중년이 되어서는 공동체와 자녀를 잘 돌보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나이에 걸맞게 살고 있는지를 늘 확인하여야 합니다.
김창기 전 동물원 멤버·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