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속 빛난 K기업]전기차 배터리 날개 단 LG화학
31일 LG화학은 2분기(4∼6월)에 매출액 6조9352억 원, 영업이익 5716억 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2018년 3분기 이후 최대 실적으로 증권가 전망치(영업이익 약 4300억 원)를 크게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131.5% 올랐다.
깜짝 실적을 이끈 건 전기차 배터리 부문이다. 2차전지에서 전기차 배터리가 차지하는 실적을 따로 밝히진 않았지만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콘퍼런스콜에서 장승세 전지사업부문 전무(경영전략총괄)는 전기차 배터리 영업이익률이 1∼4% 사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2000년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2차전지 연구개발(R&D)에 집중했다. 지난해는 시설투자에만 들인 비용이 4조 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전체 R&D 투자비용(1조1000억 원) 중 30%를 2차전지에 썼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만 1만7000개의 특허를 확보했고, 올해 1∼5월 전기차 배터리 누적사용량 및 누적 점유율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
LG화학의 배터리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양극재를 직접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서 원가경쟁력이 확보된 상태다. 2분기 2차전지 매출은 석유화학 부문 매출의 약 85%로, 3분기에는 역전이 예상된다. 장 전무는 “유럽 주요 고객사의 신규 모델 출시, 소형전지를 쓰는 정보기술(IT) 기기의 수요 확대 등으로 3분기는 2분기보다 매출이 25% 이상 늘어날 것이다. 연말까지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도 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2025년에 180조 원으로 메모리반도체(170조 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콘퍼런스콜에서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 중인 SK이노베이션과의 영업비밀 침해소송과 관련해 “객관적인 근거를 토대로 합리적 수준이라면 양사 합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