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피해]경기-충청-강원 인명피해 속출
도로 유실로 소방관 실종 2일 오전 7시 반경 충북 충주시 산척면 한 도로에서 인근 서대마을 주택 매몰 현장에 출동하던 충주소방서 소속 송모 소방사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송 소방사는 하천 물이 불어나 도로가 물에 잠기자 차에서 내려 상황을 확인하다 갑자기 도로가 무너지면서 사고를 당했다. 충주=뉴시스
충북 단양군 어상천면 심곡리 이장 신지선 씨는 2일 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논과 밭을 보면 아직도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습 폭우가 내린 충북은 주로 북부 지역인 충주와 제천, 단양 지역에 피해가 집중됐다. 사망자 4명과 실종자 9명은 모두 급류에 휩쓸리거나 산사태로 매몰되는 피해를 입었다. 경기와 강원에서도 2명이 숨졌다.
○ 충북 북부, 산사태 등으로 4명 사망
물바다 된 반포한강공원 2일 오후 집중호우로 인해 한강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반포한강공원이 침수돼 통행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급류에 휩쓸리는 사고도 발생했다. 오전 11시경 음성군 감곡면 사곡2리 복사골 낚시터 인근 하천에서 D 씨(59)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물이 불어난 하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충북 지역에서는 7건(9명)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충북소방본부는 304명의 인원과 드론 등 장비 51대를 동원해 수색 중이다.
제천시와 강원 태백시를 잇는 태백선, 충남 연기군과 제천시를 잇는 충북선은 선로가 물에 잠기거나 계곡에서 내려온 토사에 선로가 사라지면서 완전 복구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충북선 심탄역 플랫폼은 토사와 함께 돌덩이, 통나무로 철로가 뒤덮였다.
○ 경기·강원, 2명 사망·하천 범람 주민 대피
경기와 강원에서도 산사태와 급류에 휩쓸리는 사고로 2명이 숨졌다. 오전 7시 10분경 경기 안성시 일죽면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양계장 건물을 덮쳤고 안에 있던 50대 남성이 매몰됐다. 주민들은 “엄마랑 딸이랑 흙발로 달려와서 ‘사람 살려 달라’고 해서 갔는데 이미 흙이 뒤덮여 있었다”며 “산사태에 쓸려 내려가는 이동식 주택을 굴착기로 받쳐 보려다 사고가 난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오전 7시 30분경 이천시 율면 산양저수지 둑 일부가 무너지면서 주민 120여 명이 대피했다. 여주시 원부교 인근 주민 29명도 원미천 물이 불어나면서 저동고 체육관으로 피신했다. 오후 5시경 강원 철원군 담터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던 20대 남성이 불어난 물에 휩쓸렸다가 다른 피서객들에 의해 구조됐지만 숨졌다.
충주=장기우 straw825@donga.com / 안성=박종민·김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