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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찬공기에 막힌 수증기… 중부에만 물폭탄

입력 | 2020-08-03 03:00:00

[폭우 피해]
위 찬공기, 아래 더운공기 사이… 장마전선 갇힌데다 태풍도 영향
비구름대 좁아 같은 권역서도… 316mm vs 17mm 큰 편차 불러




올여름 장마의 가장 큰 특징은 좁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비를 쏟아붓는 것이다. 침수와 산사태 피해가 발생한 경기 안성시에는 2일 오전 일죽면에 시간당 104.0mm의 비가 내렸다. ‘양동이로 퍼붓는다’고 표현할 정도다. 앞서 피해가 난 대전 중구에도 지난달 30일 시간당 102.5mm의 집중호우가 내렸고, 같은 달 23일 부산 도심에도 시간당 최고 81.6mm의 많은 비가 쏟아졌다. 비구름대의 폭이 좁다 보니 같은 권역에서도 강수량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2일 오후 9시 기준 충북 충주시 엄정면에는 총 316.0mm의 비가 내렸지만 충주 시내에는 17.1mm만 내렸다.

장마 기간도 기록적이다. 통상적으로 여름 장마는 늦어도 7월 하순 끝난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한반도 북쪽 5km 상공으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뜨겁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 속도를 늦추고 있다. 장마전선을 사이에 두고 정반대 성질의 공기층이 위아래로 맞서고 있는 것이다. 북쪽의 찬 공기는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발생했다. 기후변화가 원인인 셈이다.

여기에 제4호 태풍 ‘하구핏(HAGUPIT)’이 북상하면서 다량의 수증기를 장마전선에 계속 공급 중이다. 하구핏은 필리핀이 제출한 이름으로 ‘채찍질’을 뜻한다. 태풍은 5일 오전 중국 상하이(上海) 서쪽 내륙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된 뒤에도 많은 양의 열과 수증기를 만들어내면서 장마전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태풍 소멸 후에도 장마전선은 중부와 북한지방을 오르내리면서 수도권과 충청권 등에 많은 비를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김수연 sykim@donga.com·이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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