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3법’ 강행 처리 이후 월세 전환 가속화를 둘러싼 여야 대립이 당 대표들의 간의 메시지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과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 간의 ‘전세소멸론’ 충돌에 이어 3일 당 회의에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정부의 적극개입론’을 강조했고,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개입 부작용론’으로 맞받으면서 전세 담론경쟁의 판이 커졌다.
민주당 이 대표는 “임대인과 임차인 간 제도에 대한 오해로 갈등이 예상되니 신속히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법안을 처리한 것은 임대인과 임차인은 물론 시장의 혼란을 조기에 진정시키기 위함”이라고 길게 설명했다. 전날 윤준병 의원의 ‘자연스러운 전세제도 소멸’ 발언이 논란이 되자 ‘임차인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정부 개입 필요성을 강조한 것. 이 대표는 이어 “당정은 제도의 취지를 최대한 홍보하고 사례별로 정리해서 배포해 달라. 내일 본회의에선 부동산거래신고법과 부동산세 3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면서 더욱 강력한 부동산 입법 드라이브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윤희숙 의원의 본회의 자유발언으로 촉발된 ‘전세 소멸론’의 전선이 확대되자 민주당은 이날 “월세 전환이 나쁜 현상은 아니다”라는 주장을 이어가며 총력 방어전에 나섰다. 최근 ‘주택으로 차익을 남기려는 다주택자는 범죄자로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전세 제도가 왜 우리나라와 몇몇 나라에만 있어서, 그 문제로 서민들이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전세를 적절한 비율만 적용해서 월세로 전환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박주민 의원은 ‘서민은 월세가 낫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윤준병 의원에 대해 “국민 감정선과 눈높이를 좀 못 읽은 것 같다”면서도 “유엔에서도 이제 우리나라의 전세제도를 좀 없애는 게 어떠냐고 권고를 한 바가 있다”고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민주당 내부에선 ‘임대차3법’ 후폭풍에 대한 자성론도 나왔다. 정성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공고피아(攻顧彼我, 상대방을 공격하기 전에 나를 살피고 돌아본다)’라는 바둑 용어을 인용하며 “욕심내고 서두를게 아니라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숙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국회 운영에선 의회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여야 간 충분한 토론과 설득, 양보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임대차3법 처리 과정을 비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