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가구가 아파트 한 채를 장만하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2년 이상 모아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연평균 가구 소득 대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비율인 ‘PIR’는 12.13으로 추산됐다. 이는 서울에 사는 가구가 연소득을 하나도 쓰지 않고 모아 아파트를 사기까지 12.13년 걸린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의 시도별 연간 가구 평균 소득과 한국감정원의 시도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을 토대로 했다. 지난해 가구 소득은 아직 공표 전이라 입법조사처는 2016~2018년 평균 상승률을 적용해 서울의 연평균 가구 소득을 6821만 원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억2723만 원이었다.
PIR이 오른 건 소득 증가율에 비해 서울 집값 상승률이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2017년 6억5991만 원에서 7억1775만 원으로 8.8% 올랐다. 이듬해인 2019년에는 8억2723만 원으로 1년 새 15.3% 뛰었다.
양 의원은 “최근 서울 집값과 전세값 상승으로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부담이 크게 늘어난 만큼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공급하는 방안으로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관련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