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창업 플랫폼’ 이용하면 가게 뚝딱
이런 쇼핑몰의 운영자 대다수는 자신이 상품을 직접 사입(仕入·판매를 위해 도매상이나 제조사로부터 사들이는 것)하지 않는다. 네이버 쇼핑부문 관계자는 “이 중 상당수가 자신이 파는 물건을 직접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직접 상품을 만들거나 제조사, 도매상으로부터 구매해 재고를 떠안지 않고 ‘클릭 몇 번’으로 쇼핑몰 구축부터 판매까지 가능한 서비스가 쏟아지고 있다. 운영자는 자신의 쇼핑몰에 상품을 잘 팔리게끔 전시해 소비자만 유입시키면 그 뒤의 과정은 모두 자동으로 처리되는 이른바 ‘무재고·무자본’ 쇼핑몰이다.
3일 전자상거래 플랫폼 ‘메이크샵’을 운영하는 코리아센터에 따르면 올 3월 서비스를 시작한 무재고 쇼핑몰 운영 서비스인 ‘쉽투비’를 이용하는 온라인 쇼핑몰이 2000곳이 넘는다. 쉽투비는 중국 타오바오나 티몰 등 대형 온라인마켓에 나와 있는 상품을 국내 셀러가 자신의 쇼핑몰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자동으로 연결하고 배송, 사후 소비자 응대, 반품 접수 등까지 해주는 서비스다. 동대문 의류상가의 상품 판매를 이 같은 방식으로 지원하는 스타트업 브랜디의 ‘헬피’ 서비스는 하루 2만5000여 개의 상품이 출고될 정도로 인기다.
더 나아가 드롭시핑 플랫폼이 직접 상품을 확보해 이를 쇼핑몰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속속 나오고 있다. NHN고도의 ‘셀바이’, 네이버 물류 협력업체인 위킵의 ‘셀웨이’ 등이다. 메이크샵 쉽투비도 최근 중국 패션상품 도매관을 열었다. 드롭시핑 플랫폼 업체가 확보한 상품을 쇼핑몰 운영자들은 골라서 팔기만 하면 된다.
이를 두고 광고비 등의 추가 투자 없이 소비자를 유입시키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영업사원이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이 같은 무재고·무자본 쇼핑몰이 이커머스 시장의 확대로 빠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NHN고도 관계자는 “1인 마켓 트렌드를 보면 20, 30대 운영자가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지만 40대도 20%, 50대 이상도 10%가 넘는다”며 “손쉬운 방식 때문에 모든 연령대에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