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8개 리츠 증시 문 두드려… ‘중위험 중수익’ 상품 대거 도전장
시장에서 재평가 받을지 주목
옥석가리기도 본격화 전망
“활성화 위해 세제혜택을” 지적도
주택 가격 급등과 저금리 속 투자자들의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연 5∼8%대 ‘중위험 중수익’을 표방하는 리츠의 도전이 시장에서 얼마나 먹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리츠에 대한 평가와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아파트 주유소 등 다양해지는 기초자산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리츠 상장이 한 건도 없었지만 하반기에는 8곳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인천 부평구의 공공임대 아파트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부동산 임대 사업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소액 투자 대안으로 꼽힌다.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전국 187곳의 주유소를 기초 자산으로 하고 있다.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온라인 상거래 등 ‘언택트(비대면)’ 산업의 성장으로 주목받는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물류센터에 투자한다. 이 물류센터엔 미국 전자상거래 회사인 아마존이 들어와 있다.
○ 주가 하락, 상장 연기…리츠 재평가 받을까
시장 상황은 만만치 않다. 지난해만 해도 코스피가 힘을 쓰지 못해 리츠가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 투자자들의 공격적 투자 성향이 강해지면서 중수익을 내는 리츠는 ‘찬밥 신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재택근무와 비대면 쇼핑 등 달라진 생활 패턴이 부동산 실물자산(임대료)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연 8%대 높은 배당률’을 내걸었는데도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 경쟁률이 0.23 대 1에 그쳤다. 마스턴프리미어1호리츠는 청약 일정을 연기하고 4분기(10∼12월) 상장을 재시도하기로 했다. 3일 현재 국내 상장된 리츠 8개 중 7개 종목은 연초 대비 수익률이 ―27∼0%로 추락했다. 지난달 16일 상장한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 또한 주가(4460원)가 공모가(5000원)를 밑돌고 있다.
일각에선 리츠 활성화를 위해 세제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6월부터 공모 리츠를 3년 이상 보유할 경우 5000만 원 투자한도 내에서 세율을 14%에서 9%로 인하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대체투자팀장은 “리츠 시장이 활성화된 싱가포르에서 상장 리츠 배당은 비과세”라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 더 강력한 세제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