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의 기점은 흔히 2010년 전면 카메라를 장착한 스마트폰의 출현으로 잡는다. 휴대전화에 장착한 카메라는 그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셀카는 자기가 자기 모습을 찍는다는 정의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유포된다는 특징이 추가돼야 한다. 간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유포하기 위해 사진을 찍게 되면서 사진의 수는 폭발적으로 늘었으며 이미지로 소통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2014년을 ‘셀카의 해’라고 한다. 셀카가 보편적이 됐다는 긍정적인 의미 외에 부정적인 의미도 함께 갖고 있는데 그해 셀카를 찍다가 죽은 사건이 처음 언론에 보도됐다. 2015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셀카를 찍다가 죽은 사람이 12명으로 상어에게 물려 죽은 사람 8명을 넘어섰다. 빙하나 절벽 위에서 찍다가 미끄러져 추락사하고 총기를 들고 찍다 오발로 죽기도 했다.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셀카를 찍다가 사망한 사람이 259명이라는 통계가 지난해 나왔다. 평균연령은 23세였으며 남성이 72.5%로 여성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셀카는 자기애의 표현이다. 그런 의미에서 삶에 대한 긍정이다. 그러나 실상의 자신은 흔히 자신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동시에 자괴감의 원인이기도 하다. 남들이 실상의 자신보다 더 좋아할 가상의 자신에 실상의 자신을 맞추기 위해 사진을 조작하기도 하는데 그것을 점잖게 포토샵이라고 부른다. 지나친 자기애는 심지어 자기 파멸을 가져오기도 하는데 포토샵으로도 만족할 수 없어 죽음과 바꾼 사진 한 장이 그런 것일 수 있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