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북카페의 트리파 알라 로마나. 이상황 씨 제공
이상황 배리와인 대표
많은 분들이 서양인은 내장류를 별로 먹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콩팥 염통 간을 비롯한 모든 부위를 광범위하게 먹을뿐더러 조리법도 다양합니다. 어쩌면 이쪽 분야에서는 우리가 가장 소극적인 소비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현지 마트에 가면 깨끗하게 손질된 양을 많이 팔고 아예 토마토소스와 함께 조리한 반(半)제품도 냉동식품 코너에 가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적당하게 간하고 입맛에 맞게 고추장을 풀면 꽤 근사한 내장 요리가 됩니다. 프랑스 유학 시절 종종 해먹던 추억의 맛이죠.
서울 강남구 논현로에 있는 ‘와인북카페’는 광고업을 하던 와인 애호가 유경종 대표가 와인 관련 책을 출판하면서 2007년에 문을 열었습니다. 이름은 카페지만 웬만한 이탈리아 레스토랑보다 더 정통에 가까운 현지 요리를 선보여 맛집으로도 인기가 높죠. 2017년부터 매년 미국 ‘와인 스펙테이터’ 잡지가 선정하는 베스트 레스토랑에 꼽히고 있습니다. 트리파 알라 로마나는 이 집의 대표 요리로 부드러우면서도 맛이 깊어 와인과 곁들여 먹기 좋습니다.
곁들이는 와인은 폰테루톨리 키안티 클라시코 2015를 권해드립니다. 산조베세 품종에 메를로 품종이 살짝 더해져 한층 부드럽고 충만한 맛을 보여줍니다. 촉촉하면서 부드러운 양의 질감이 와인과 참 잘 어울립니다.
참치소스와 한우 1등급 홍두깨살을 얇게 저민 비텔로 톤나토, 블랙 트러플을 얹은 피에몬테식 가는 생면 타야린, 블랙 트러플과 생크림이 들어간 고소한 감자 뇨키, 다양한 해산물을 접시에 올린 바소이오 디 프루티도 함께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와인북카페의 대표적인 메뉴여서 추천해 드립니다.
이상황 배리와인 대표 wine@veraison.co.kr
○ 와인북카페=서울 논현로149길 5 엔타시아빌딩 1층, 트리파 알라 로마나 3만2000원, 비텔로 톤나토 2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