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공격능력 과시… 대북 경고 미니트맨3, 6개월만에 실전 테스트 핵공중지휘기에서 발사단추 눌러… 공중 발사시스템 훈련 이례적 전략사령관 “北ICBM, 美본토 위협”
미 전략사령부에 따르면 3발의 시험용 재진입체(RV·탄두)를 장착한 미니트맨3는 반덴버그 기지의 지하 발사시설(silo·사일로)에서 발사된 뒤 약 7600km를 날아가 태평양 마셜제도의 콰절레인 해역에 낙하했다. 미니트맨3는 최대 450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파괴력)급 핵탄두 3발을 장착하고, 1만2000km 이상을 비행한 뒤 각기 다른 표적에 동시 핵 타격을 가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시험은 지상 기지가 아닌 E-6B 머큐리 핵공중지휘기에 탑승한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AFSCG) 소속 장병들이 비행 중 상부의 발사 명령에 따라 미니트맨3의 발사 단추를 누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미 전략사는 설명했다. 미니트맨3의 ‘공중 발사시스템(ALCS)’의 신뢰성과 능력을 점검한 것이다.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미니트맨3가 4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 출처 미군 전략사령부 트위터
군 관계자는 “핵공중지휘기에서 미니트맨3의 시험 발사를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미국의 강력하고 효과적인 핵 억지력을 실증해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전략사도 이번 시험 발사를 통해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강력하고 신뢰성 있는 핵 억지력을 시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이번 시험 발사가 세계 어느 지역의 긴장 상황이나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 핵무기(핵탄두) 개발을 완료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보고서가 유엔에 제출된 다음 날을 골라서 발사 후 30분 이내 평양에 도달할 수 있는 미니트맨3의 위력을 과시한 것은 다분히 북한을 염두에 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군 소식통은 “설령 북한이 핵 소형화를 달성하더라도 미국은 이를 충분히 억지하고 보복할 수 있는 핵 대응력을 갖추고 있으니 도발할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미니트맨3의 탄두 장착훈련 참관 장면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마셜 빌링즐리 미 대통령 군축담당 특사는 이날에는 조지아주 킹스베이 해군기지를 찾아 미니트맨3, 핵폭격기와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히는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의 SLBM 발사관을 둘러보는 장면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