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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암시했던 트럼프, 하루만에 “아무도 몰라”

입력 | 2020-08-07 03:00:00

에스퍼 국방도 “공격 아닌 사고”




4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대형 폭발 사고 원인으로 테러 가능성을 제기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에는 “아무도 모른다”며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사고설에 무게를 실었다. 행정부 내에서조차 의견 조율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성급한 발언으로 미국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사고 원인이 무엇인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지금 누구도 이유를 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루 전 사고 원인을 ‘끔찍한 공격’이라고 했던 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한 국방 관련 포럼에서 “이번 폭발은 보도된 대로 사고(accident)였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에스퍼 장관이 공격설을 부인하자 대통령이 입장을 바꿨다고 전했다. 국무부 역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하산 디압 레바논 총리와 통화를 나눴으며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사건을 ‘끔찍한 폭발’이라고 표현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설 언급에 레바논 당국이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레바논 정부는 현지 주재 미 외교관에게 이에 관한 해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준비되지 않은 부주의한 메시지를 들고 나왔다. 아무도 그의 트위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