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 전국 104개 병원서 65% 참가 당국 “코로나 상황 국민건강 위협”… 대체인력 확보 공백 최소화 나서 응급환자 진료 등 차질 우려
정부-전공의협의회 긴급 간담회 6일 서울 서초구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왼쪽에서 두 번째)과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긴급 간담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전국의 전공의 1만여 명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 등에 반발해 7일 파업에 나선다. 뉴스1
○ 대체 인력 긴급 투입하고 수술 일정도 늦춰
6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에 따르면 이번 파업에는 전국 104개 병원에서 전공의 1만339명(약 65%·5일 기준)이 참가할 예정이다. 서울의 이른바 ‘빅5’로 불리는 일부 대형병원은 참가율이 70%가 넘고, 일부는 9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 참가 대상에는 수술실과 응급실, 중환자실, 투석실 등 필수 분야 인력도 포함됐다. 이들은 7일 오전 7시부터 24시간 동안 휴가를 내고 진료 현장에서 철수한다. 이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등 전국 8곳에서 집회를 연다.
정부는 진료업무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각 병원에서 교수와 전임의 위주로 대체 인력을 확보하고 파업이 하루만 진행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외래진료의 경우 환자의 대기 시간이 평소보다 길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응급환자 발생 등 돌발 상황 시 평소와 같은 처치가 어려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헌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국장은 6일 브리핑에서 “응급실 진료는 꼭 필요한 분들이 먼저 갈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필수 인력의 업무 중단은 생명이 경각에 달린 환자를 사지(死地)로 몰아넣는 행위에 다를 바 없다”며 “아무리 명분이 타당해도 지지받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 정부 “국민 건강 위협 시 엄중 대처”
앞서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23일 지역 의사와 의과학자 양성을 위해 2022학년도부터 10년간 의대 정원을 4000명 늘리는 방안을 확정했다. 의사가 부족해 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의사단체는 지역 의료 체계의 개선 없이 정원만 늘리는 건 해법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지역과 특정 진료과목 기피 현상을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전공의들은 정원 확대로 수련 과정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단 정부와 의사단체 모두 대화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복지부와 대전협도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하지만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별 성과 없이 끝났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날 발표한 대국민담화를 통해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일부 의료단체 등이 집단 휴진을 하면 국민 안전에 위해가 생길 수 있다”며 “국민 건강과 안전에 위협이 발생할 경우 엄중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성명서를 내고 “장관의 담화는 의료계 요구에 대한 거절”이라며 “정부는 그간 의료계 의견을 철저히 무시함으로써 젊은 의사를 거리로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개원의 위주로 구성된 의협은 14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김상운 sukim@donga.com·강동웅·김소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