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익산시 제대로 검토 않고 부적합 폐기물 비료원료 사용 승인”
마을 주민 99명 중 22명이 암에 걸린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 사건’과 관련해 감사원이 6일 인근 비료공장에 대한 부실 점검을 한 담당 공무원들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날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생사건 관련 지도·감독 실태’ 감사 보고서에서 익산시가 폐기물 재활용 신고를 부당하게 수리해줬다고 밝혔다. 또 해당 비료공장이 폐기물 대기오염·악취를 배출했는데도 지도·점검을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장점마을의 비극은 2001년 마을에서 500m 떨어진 곳에 비료공장인 금강농산이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금강농산은 담배 찌꺼기인 ‘연초박’과 술 찌꺼기인 ‘주정박’ 등을 300도 이상 고온에 건조시켜 비료를 만들었다. 연초박과 주정박은 고온 건조하는 유기질 비료로 사용해서는 안 되고, 썩히는 퇴비 연료로만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어긴 금강농산이 유해물질을 대기 중에 방출했고 2017년 4월 문을 닫을 때까지 주민 5명 중 1명꼴로 암에 걸렸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금강농산이 배출한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집단 암 발병 사이에 역학적인 관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