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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으로 꽁꽁 묶으면 언젠가 부작용”

입력 | 2020-08-07 03:00:00

여권 경제브레인 최운열 前의원… “잘 만든 법도 항상 루프홀 있어
여야가 함께 빈틈 메웠어야… 부동산-임대차법 후폭풍 걱정 태산”




“아무리 좋은 의도로 잘 만든 법이라 해도 ‘루프홀(loophole)’이 있을 수밖에 없다. 여당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빈틈을 야당이 메울 수 있도록 법안소위 심사라도 거쳤어야 했다.”

20대 국회에서 여권의 ‘경제 브레인’으로 통했던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은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민주당이 밀어붙인 부동산법에 대해 “후폭풍 걱정이 태산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강대 부총장 출신인 최 전 의원은 한국증권연구원장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한국금융학회장 등을 역임한 경제 전문가다.

최 전 의원은 부동산 입법 방향과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절차와 디테일에 대해 우려했다. “부동산 3법의 주요 내용은 19, 20대 국회 때도 발의됐던, 오래 공유돼 온 문제의식”이라며 “야당에서도 관련 법안들을 냈기 때문에 여야가 병합심리 등을 거쳐 함께 법을 만들었어야 했다”는 것. 그는 이어 “국회가 상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를 거치는 이유는 여러 번의 심사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서로 지적하고 보완해서 다듬기 위한 것”이라며 “결과도 중요하지만 절차적 정당성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나중에 파급이 클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시장을 이길 수는 없다”며 “시장에서 작동이 가능한 정책이어야 하는데 이렇게 법으로 꽁꽁 묶어 두면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어 보일지 몰라도 결국 언젠간 부작용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세 기간을 2년으로 연장했던 1989년 말 전셋값이 폭등했던 점을 언급하며 “그때도 순진하게 전세 기간을 늘려주는 게 임차인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시장은 2년의 기회비용을 임대 가격에 모두 반영했다”고 했다. 전세 4년을 보장한 임대차 3법에 대한 부작용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공급 대책에 대해서도 “용적률을 좀 더 완화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재개발 단지 주민들이 동의할 만큼의 경제성이 생겨야 결국 임대주택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최 전 의원은 “미래통합당이 법사위원장을 못 맡았다고 국회를 보이콧할 게 아니라 국토위원장과 기획재정위원장이라도 맡았어야 했다”며 “그럼 최소한 그 상임위에서는 이렇게까지 절차 없이 넘어가진 못했을 것”이라며 야당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