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오후 9시부터 밤 12시 사이에 장대처럼 쏟아진 폭우로 부산 곳곳에서 도로와 지하 침수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까지 발생한 것은 자연재해가 아니라 부산시와 동구의 대책 부재와 관리 부실이 빚은 인재(人災)이다. 차량 6대가 순식간에 물에 잠겨 차에 갇힌 승객들이 탈출을 감행했으나 시간이 지체되고 구조작업이 늦어 결국 사망했다. 3명이 숨진 초량 제1지하도는 비가 많이 내릴 때마다 물에 잠기는 상습침수 지역이라고 한다. 당일 엄청난 폭우가 내렸음에도 침수 상황을 실시간 확인하면서 왜 차량 진입 통제 조치조차 못 내렸는지 안타깝다. 많은 비가 내릴 때마다 침수됐음을 감안해 서둘러 초동 대처를 하고 빗물이 차 있었다면 차량 진입 통제 조치라도 취했어야 한다.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지자체는 상습침수 지역에 초보적 안전 통제도 없었다. 조금만 빨리 조치를 취했어도 사망 사고만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안전불감증과 미흡한 재난 대비로 불상사가 발생했다.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우향화 서울 서대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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