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문화재로 지정된 책가도 병풍은 서울공예박물관 소장품이며 10폭 병풍이 이어지도록 제작한 작품이다. 폭마다 3단 또는 4단 서가를 배치하고 여러 가지 서책과 물품을 화려한 채색을 더해 세밀하게 묘사했다.
책꽂이 각 면의 명암을 달리해 입체적인 느낌을 살리거나 사물의 원근감을 과장하는 등 서양에서 들어온 회화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책가도에는 그린 이의 인장이 살짝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아 작가와 제작 시기를 추정하는 데 용이하다. 이번 문화재 지정 조사 과정에서 진행한 안료 성분 분석 결과 서양에서 들여온 것으로 추정되는 청색 안료가 사용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택균은 본래 이름이 이형록이었는데 50대 때 응록, 60대 때 택균으로 두 번 개명했다. 1852년과 1861년에 철종의 어진(御眞·왕의 초상화) 작업에 참여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