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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화원 이택균 ‘책가도 병풍’ 서울 유형문화재 지정

입력 | 2020-08-07 03:00:00


서울시는 조선 말기에 활동한 궁중 도화서 화원인 이택균(1808∼?)이 그린 ‘책가도(冊架圖) 병풍’(사진)을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한다고 6일 밝혔다. 책가도란 서가에 책, 도자기, 향로, 두루마리, 필통, 벼루, 붓, 꽃과 과일 등이 놓인 모습을 표현한 그림이다.

시 문화재로 지정된 책가도 병풍은 서울공예박물관 소장품이며 10폭 병풍이 이어지도록 제작한 작품이다. 폭마다 3단 또는 4단 서가를 배치하고 여러 가지 서책과 물품을 화려한 채색을 더해 세밀하게 묘사했다.

책꽂이 각 면의 명암을 달리해 입체적인 느낌을 살리거나 사물의 원근감을 과장하는 등 서양에서 들어온 회화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책가도에는 그린 이의 인장이 살짝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아 작가와 제작 시기를 추정하는 데 용이하다. 이번 문화재 지정 조사 과정에서 진행한 안료 성분 분석 결과 서양에서 들여온 것으로 추정되는 청색 안료가 사용된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시는 “조선 후기 사회에서 상품을 활발히 매매하는 경제 시스템이 발달하고 다양한 물품의 소비문화가 확산하던 풍조를 보여 주는 작품”이라며 “보존 상태가 양호한 작가의 대표작을 앞으로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택균은 본래 이름이 이형록이었는데 50대 때 응록, 60대 때 택균으로 두 번 개명했다. 1852년과 1861년에 철종의 어진(御眞·왕의 초상화) 작업에 참여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