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예상돼도 출입 안막고 방치 정부-지자체 우왕좌왕 부실 대응… 9년만에 최악의 인명 피해 발생 춘천 의암호서 경찰정 등 배 3척… 급류에 전복돼 1명 사망 5명 실종
급류속 인공수초섬 고정하려다 선박 전복 6일 강원 춘천시 의암호에서 사고로 전복된 선박(점선표시)이 의암댐 쪽으로 떠내려가고 있다. 이 선박은 집중호우로 떠내려온 인공 수초섬(왼쪽 작은 사진)을 고정하기 위해 접근하던 중 물살에 휩쓸려 뒤집힌 경찰정과 관공선 등 3척 중 하나다. 이 사고로 탑승자 8명 중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채널A 화면 캡처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집중호우 대응 수위를 가장 높은 ‘비상 3단계’로 올린 것은 2일 오후 3시다. 충북 충주시(267mm)와 경기 안성시(286mm) 등에서 집중호우가 쏟아져 6명이 사망하고 부산 동구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3명이 숨지는 등 이미 22명(사망 및 실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뒤였다. 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정부가 잇따르는 피해 상황을 안이하게 판단해 뒷북 대응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그 사이 지자체들도 수해 예방과 대응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부산 동구는 지난달 23일 지하차도 침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차량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고 서울 관악구는 1일 도림천 물이 급속히 불어날 수 있는데도 진출입로를 제대로 차단하지 않았다. 경기 가평군은 급경사로에 펜션을 짓도록 허가해 놓고 산사태 가능성에는 대비를 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경기 연천군 군남댐을 찾아 “북한이 황강댐 방류 사실을 우리에게 미리 알려준다면 군남댐 수량 관리에 큰 도움이 될 텐데 그게 지금 아쉽게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과거에 방류 사실을 알려주도록) 남북 간 합의가 있었는데 현재 그 합의가 실질적으로 잘 이행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군남댐은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에 대비해 황강댐에서 남서쪽으로 56km 떨어진 곳에 2010년 세워진 홍수조절 전용 댐이다.
지민구 warum@donga.com·강승현·박효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