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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좌파 정치인들의 한미FTA 합의는 끔찍했다”

입력 | 2020-08-07 11:10: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자신의 경제치적으로 재차 과시하고 나섰다. 올 11월 재선 도전을 앞두고 기존 한미FTA 합의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이뤄졌다는 점을 부각시켜 당시 부통령이었던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세탁기·냉장고 등 가전제품 제조업체 월풀의 오하이오주 클라이드 소재 공장을 시찰한 뒤 주(州)정부 관계자 및 업체 임직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을 겨냥, “지난 수년 간 좌파 정치인들은 미국 노동자들의 눈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으면서도 그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이용했다”고 “(좌파 정치인들은) 여러분의 지지를 받은 대가로 여러분의 돈을 빼앗아갔다”고 비난했다.

특히 그는 “좌파 정치인들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한국과의 끔찍한 합의(the horrible Korea deal), 말도 안 되는 파리기후변화협약 등으로 미국 중산층을 배신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기서 ‘한국과의 끔찍한 합의’가 바로 개정 이전의 한미FTA를 뜻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4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끔찍한 한미FTA를 재협상하거나 종료하길 바란다”고 밝힌 것을 시작으로 한국 정부를 상대로 FTA 개정을 압박해왔다. 이에 양국은 FTA 개정 협상을 벌여 2018년 9월 미 뉴욕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FTA 개정 의정서에 서명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월 개정 한미FTA 발효 이후 지지자 대상 유세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과 훌륭한 합의를 했다”고 자화자찬하면서 전 정권 인사들을 비판해온 상황.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도 “월풀은 오바마-바이든 정권 8년 간 외국산 세탁기·건조기의 미국 내 덤핑 판매로부터 미국 노동자들을 보호해 달라고 간청했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며 “공장 노동자들에게 되돌아온 건 약속 파기와 배신, 실직 뿐”이라고 주장했다.

아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무역위원회(ITC)는 2013년에 한국 등 여러분(월풀)의 경쟁업체에서 생산한 세탁기가 미국 시장에서 덤핑 판매된 혐의를 포착해 최대 79%의 반(反)덤핑 관세를 내도록 명령했지만, (한국 업체인) LG·삼성은 이 높은 관세를 내는 대신 생산시설을 중국으로 옮겼다”며 “지난 (오바마) 정부에선 그들(LG·삼성)이 아무 처벌도 받지 않은 채 계속 세탁기를 미국 시장에 덤핑 판매하도록 내버려뒀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월풀이 2017년에 재차 ITC에 (한국 업체들을) 제소했을 땐 승소했다. 외국 경쟁자들은 생산시설을 태국과 베트남으로 옮겼지만, 미국 노동자를 대변하는 대통령이 2018년 1월 집무실에서 모든 외국산 세탁기에 50% 관세를 부과하는 명령에 자랑스럽게 서명한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자신이 취임 후 외국산 세탁기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취한 사실을 거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의 의무는 자국민을 최우선시하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단순하지 중요한 2가지 원칙, ‘미국산 제품 구매(Buy American)’와 ‘미국인 고용(Hire American)’을 맹세해온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뒤 한미FTA 뿐만 아니라 나프타도 개정했으며, TPP와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선 아예 탈퇴해버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