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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용택, 은퇴투어 열린다…구단·선수협 차원 준비 돌입

입력 | 2020-08-07 14:18:00

LG 트윈스 박용택. © News1


KBO리그에서 이승엽 이후 3년 만에 은퇴투어가 열릴 전망이다. 주인공은 올 시즌 후 은퇴를 예고한 LG 트윈스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41). 일정 상 올해 LG의 마지막 고척돔 원정경기가 열리는 오는 20일이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LG 구단과 한국프로야구선수협(선수협)는 각각 이번 시즌 후 은퇴를 선언한 박용택 은퇴투어 준비에 나섰다.

은퇴투어란 KBO리그에서 큰 족적을 남긴 선수의 은퇴 시즌, 상대팀 마지막 원정경기 때 의미 있는 기념행사를 개최하는 것으로 KBO리그에서는 3년전 레전드 스타 이승엽이 최초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이승엽은 소속팀 삼성을 제외한 9개 구단과의 마지막 원정경기마다 상대팀이 준비한 이벤트를 통해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상대구단들은 이승엽과 관련한 선물을 준비하고 함께했던 순간들을 다시 떠올리며 추억을 나눴다. 레전드를 대우하는 문화가 낯설었던 프로야구 역사에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이승엽 같은 은퇴투어를 진행할 만한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리그를 대표할 커리어와 공헌도, 스타성이 필요했고 무엇보다 미리 은퇴를 예고한 선수가 없었기 때문.

그런 가운데 올해는 박용택이 은퇴를 앞뒀다. KBO리그 통산 최다안타(2478개) 기록 보유자이자 2002년 프로에 데뷔, LG 한 팀에서만 19시즌째 뛰고 있는 박용택은 2018시즌 후 FA 계약을 하면서 2년 뒤 은퇴를 예고했다.

올해 비록 잦은 부상으로 재활하는 시간이 길지만 현재는 몸 상태를 회복, 조만간 1군 재합류가 임박한 상황이다. 류중일 감독도 변수가 없는 한 다음주, 늦어도 확대엔트리가 시행되는 18일 안에는 박용택을 불러올릴 계획이다.

아직 시즌이 절반 가깝게 남은 상태기에 은퇴투어는 다소 이른 시점일 수 있다. 하지만 LG의 고척돔 원정경기가 8월말 마지막 시리즈를 앞둔 상황. 우천취소 걱정이 없는 고척돔 특성상 오는 20일, 21일 2연전 이후 올해 더 이상 LG-키움전이 열리지 않는다. 박용택 입장에서는 이때 선수로서 마지막 고척돔 방문이 유력하다.

일단 선수협 차원에서가 은퇴투어가 추진 중이다. 김태현 선수협 사무총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아직 구체적인 세부사항까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선수협 차원에서 그와 관련된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선수협은 향후 이와 관련한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선수협의 구상은 당장 박용택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리그를 대표하는 일부 선수들의 은퇴가 예고될 경우, 이를 정례화하자는 취지까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레전드급 고참 선수들의 은퇴 때 같은 방식이 적용될 수 있다.

LG 구단도 준비하고 있다. 차명석 단장은 “(은퇴투어는) 상대구단의 협조가 필요하지 않나. 앞으로 다른 팀들의 협조를 구할 생각”이라며 구체적인 움직임을 시사했다. LG 관계자도 “구단 내부적으로 박용택 은퇴투어 준비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이를 뒷받침했다.

LG는 당장 7일부터 키움과의 고척 원정 3연전이 예정돼 있다. LG 프런트는 이 기간 키움 구단에 오는 8월말 박용택 은퇴 행사 관련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좋은 취지를 갖고 있고 향후 자팀 선수가 해당될 수 있는 사항이기에 상대 구단들 모두 협조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 요청이 들어오면 이에 따른 준비에 착수할 전망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