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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지하차도에 잉어·메기가 헐떡…300여마리 구출완료

입력 | 2020-08-07 14:42:00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둔치주차장 인근에 잉어와 메기, 붕어 등 어류 100여마리가 발견됐다. 6일 하루에만 100㎜이상(기상청 날씨누리 상 관악구 남현동 119.5㎜) 내린 비에 의한 것으로, 이를 발견한 영등포경찰서 여의도지구대는 한강사업본부에 전달했고, 한강사업본부 직원들은 물고기들을 한강에 재방류했다. 2020.8.7 © News1

서울에 6일 하루에만 100㎜(관악구 남현동 6일 강수량 119.5㎜)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이튿날인 7일 오후 서울 한강 둔치에서는 잉어와 메기, 붕어를 구출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여의도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이 국회한옥사랑재와 국회둔치주차장 사이 지하차도에서 물고기 300여마리를 발견, 한강사업본부 직원들과 함께 한강에 방류했다. 당초 물고기는 100여마리로 확인됐으나 크기가 작은 물고기 등이 계속 확인되면서 총 3배까지 양이 늘었다.

이 물고기들은 여의도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이 이날(7일) 낮 12시께 여의도 주변을 순찰하던 도중 발견했다.

전날(6일) 한강 수위가 홍수주의보 기준인 8.5m를 훌쩍 뛰어넘고, 오후 2시40분쯤에는 8.73m까지 올라가면서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등 도로 통행 제한과 함께 출입이 통제됐다 해제된 여의도공원에 물고기들이 들어온 것이다. 일부는 물이 없는 하수구 위에서 헐떡거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한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한강 수위는 이날(7일) 오후 1시40분 기준 6.46m까지 낮아진 상태다. 하루만에 수위가 2m 넘게 오르내리면서 지하차도에 들어왔던 물고기들은 오가지 못한 상황에 놓였었다.

경찰은 한강사업본부에 이를 알렸고, 오후 1시20분부터 ‘구출 작전’이 시작됐다.

7일 오후 한강사업본부 직원들이 물고기들을 한강에 방류하고 있다. © News1

삽으로 물고기를 조심스럽게 옮겨 담은 직원들은 서둘러 한강에 방류했다. 이들 어종은 천연기념물이나 희귀종은 아니지만 오염물 무단 방류나 수온 변화 등 한강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한강 동식물 생태계’에 포함돼 있다. 여의도지구대 경찰관 2명도 신발과 바지가 젖는 것을 각오하고 ‘구출 작전’에 힘을 보탰다.

한강사업본부 직원은 “2000년 이후 이런 일은 처음 보며, 홍수로 수위가 높아져서 벌어진 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