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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쇼크에 민주당도 움찔…이달 말 ‘새 지도부’에 쏠리는 눈

입력 | 2020-08-07 15:12:00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후위기 극복-탄소제로시대를 위한 그린뉴딜 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0.6.10 © News1


당청 지지율 하락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정치권에선 여당 새 지도부를 향해 시선이 모이고 있다. 지난 2년간 민주당 강경 드라이브의 선봉장이었던 ‘스트롱맨’ 이해찬 대표가 물러나고 이달 말 8·29 전당대회에서 들어설 새 지도부는 지지율 하락과 쇄신 요구에 부응해 그전과는 결이 다른 당 리더십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7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등 청와대 수석비서관 5명이 일괄 사의를 표명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책임을 지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에 당 안팎에선 여당도 지도부 쇄신을 통해 국민들의 질책에 응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김부겸 후보, 박주민 후보와 경쟁 중인 이낙연 후보가 당대표가 될 경우에는, 국민적 지지를 받는 1위 대권주자가 당을 이끄는 것이기에 더욱 당의 행보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당 지도부는 지지율 하락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다. 다만 허윤정 민주당 대변인이 전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등 특정 분야에 대해 불가피하게 야당에 협조를 구하고 가지 못했다고 국민께 잘 설명드렸어야 했다”며 “이 부분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허 대변인은 당 지지율 하락에 대한 질문을 받고 “어려운 질문”이라고 답한 뒤 “지도부의 고민이 크다”고도 했다.

당혹한 지도부가 침묵하는 사이, 당의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쇄신 요구는 더욱 커지고 있다. 결국 차기 지도부가 지지율 반등의 짐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낙연 당대표 후보 캠프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이 후보는 의회주의를 최우선적으로 실현하고 야당과의 토론을 존중한다는 철학이 강하다”며 “다만 경제회복과 민생안정, 균형발전, 개혁입법 등 현안에 따라 토론이 어려운 경우에는 표결로써 국회의 존재가치를 실현하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 또다른 관계자 역시 “이 후보는 총리 시절에도 야당과 대화하거나 식사하는 자리에는 특히 세심하게 신경을 쓸 정도로 협치를 중요하게 여긴다”며 “본인 스스로도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 시절 여야 정쟁으로 파행이 단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고 전했다.

새 지도부의 리더십이 지지율을 끌어내린 ‘독주’에 부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당내 강경파들도 속도조절에 대한 고심이 깊다.

8월 임시국회부터 이른바 ‘공수처 대전’이 발발할 것이란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8·29 전당대회가 치러지기 때문이다. 이해찬 대표는 오는 18일까지 미래통합당에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추천위원 추천을 마치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당내 강경파에선 이르면 8월 임시국회 내라도 공수처 모법 개정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8월 말까지의 상황과 9월 새 지도부 입성 이후의 당내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김태년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부동산 입법 과정에서 ‘독주’라는 비판을 받은 데다 그 영향으로 당 지지율까지 급락하자 심적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지지율 추이와 새 지도부의 리더십 성향에 따라 공수처 등 그간 수위를 높여온 개혁 드라이브에 속도조절이 있을 수 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강경파에서는 통합당이 끝내 응하지 않을 경우, 8월 내라도 공수처 모법 개정을 해서 9월 정기국회는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지만, 지지율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원내대표나 원내지도부 입장에서는 어려운 문제”라며 “욕먹는 것을 좋아하는 지도부가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다만 공수처와 검찰개혁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개혁과제에 있어서는 새 지도부의 행보가 이해찬 리더십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청와대와 호흡을 맞추는 당이기에, 이해찬 리더십과 차기 당 대표 리더십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공수처나 검찰개혁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개혁과제에 있어서는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속도를 늦추거나 소극적으로 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의 새 지도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통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당 한 중진 의원은 “여당 내에서도 이대로 무리하게 폭주하는 것은 국민에게 환영받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전당대회가 끝나면 여당도 어떤 형태로든 메시지나 정책을 다시 한번 검토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창당 이래 최고 지지율을 찍으며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를 0.8%p(포인트) 를 좁힌 통합당은 민주당 새 지도부에 대한 이해득실을 따져보느라 분주하다.

야당을 강하게 몰아붙여온 이해찬 대표 체제를 두고는 통합당이 ‘입법독주’나 ‘의회독재’라는 비판을 거침없이 해왔지만, 민주당 새 지도부에도 ‘독주’ 프레임을 걸기가 난감할 수 있따는 판단에서다. 현재로서 가장 당 대표에 유력한 이낙연 의원의 경우 평소 스타일이 ‘독주’와는 거리가 멀고 유력 대선주자이기에 ‘협치’를 더욱 강조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민주당 지도부의 변화와 쇄신이 통합당에 반드시 유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통합당 한 초선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가 바뀌면)통합당의 상황은 나아지는 게 아니고 오히려 더 안 좋아질 것”이라며 “(민주당이) 계속 무도하게 나가야 우리에게 낫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도부가 바뀌어서 우리와 타협하고 대화하는 분위기를 만들면 민심이 바뀔 수가 있다”며 “당 지지율도 우리가 잘했다기보다는 저쪽(민주당)이 못해서 크게 오른 것 아니겠나”고 반문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는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3~5일 전국 유권자 1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8월 1주차주간집계로, 응답률은 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