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한국기상협회 이사장
세계에서 가장 분쟁이 많은 지역, 가뭄으로 가장 많은 난민이 발생하고 식량 부족으로 많은 주민들이 기근에 처해 있는 지역, 바로 아프리카의 사하라사막 남쪽 사헬지대다. 북쪽의 사하라사막이 기후변화로 매년 남쪽으로 확장하면서 산림이 사라지고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사하라사막에 인접한 알제리의 경우 산림 면적이 국토의 1%도 채 남지 않았으며, 국토의 50%가 산림이었던 에티오피아는 이제 2.5%의 산림만 남아있습니다.” 유엔환경계획의 발표처럼 사막화가 심각해지자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는 사헬지역 주민 2000만 명이 기아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아프리카연합은 2007년 기발한 발상을 제안한다. 아프리카 11개 나라를 가로지르는 초대형 숲을 만들어 기후변화와 지속적인 사막화로 황폐해진 사하라사막 남쪽 지역을 복구하자는 거다. ‘사하라&사헬 이니셔티브’라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에티오피아, 말리 등 아프리카 20여 개국이 참여했다. 아프리카 서쪽 끝의 세네갈에서 동쪽 끝의 지부티까지 폭 15km, 길이 7775km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숲의 장벽을 만들겠다는 거다. 중국의 만리장성보다 1300km 더 길다 보니 ‘아프리카의 만리장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세계은행 등 수많은 파트너 기관들이 약 4조8000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지원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아프리카의 만리장성을 본 인도 정부가 자기들도 녹색 장벽을 설치하겠다고 나섰다. 수도 뉴델리 서쪽에 길이 1400km의 ‘녹색 장벽’을 설치해 타르사막의 남진을 막겠다는 것이다. 기후변화 중 하나인 사막화는 이제 수많은 나라들엔 생존의 문제다. 이를 해결하려는 이들의 노력은 그만큼 기후변화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이젠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기후변화 저지에 모두 참여해야 할 때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한국기상협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