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에 따르면 최근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국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틱톡 인수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 도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거친 설전을 벌였다. 나바로 국장은 틱톡의 미국 내 사용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므누신 장관을 향해 “중국에 너무 관대하다”고 몰아붙였고, 이에 므누신 장관도 반박하면서 논쟁이 가열됐다는 것이다. 학자 출신인 나바로 국장은 백악관의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 미국 경제정책의 실무 최고책임자로 미중 무역협상에 관여해온 므누신 재무장관은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틱톡은 현재 주 협상기업인 MS 외에도 세콰이어 캐피털 같은 투자회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위터도 인수에 관심을 보이며 사전협상에 나섰다. 사전협상 이후 실제 인수합병을 위한 본협상에 나설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치열한 인수 경쟁 속에 세콰이어 캐피널의 글로벌 매니징 담당 파트너인 더그 레온은 주변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애 틱톡의 사용 금지를 막을 수 있다”고 호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재개 태스크포스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그의 재선 캠페인에 10만 달러를 후원한 큰 손 투자자이기도 하다. 그의 회사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의 형인 조쉬와 함께 의료보험 회사에 공동 투자한 것을 바탕으로 쿠슈너와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이런 과정에서 나왔던 아이디어들 중에는 틱톡의 보안 안전성을 담보해줄 기술적 지식을 갖춘 제3의 미국 기업을 공동 계약자로 끌어들이는 방안, 틱톡을 바이트댄스에서 분산시켜 독립기업으로 만들되 창업자인 장이밍이 소액의 지분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었다. 장이밍은 틱톡 본사를 영국으로 이전할 뿐 아니라 본인도 영국으로 이주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상황이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돌아가자 결국 MS와 매각 협상에 들어간 상태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