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거인’이 따로 없다. 8월 들어 5승 1무를 기록 중인 프로야구 롯데 이야기다.
롯데는 6월 12일부터 7월 5일까지 7승 12패(승률 0.368)에 그치면서 5위에서 8위로 순위가 내려왔다. 성민규 단장과 허문회 감독 사이에 불화설까지 흘러 나왔다.
모두가 위기라고 이야기했지만 허 감독은 “8월이 진짜 시작이다. 그때 우리가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8월이 되자 정말 롯데가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8월 들어 롯데가 잘 나가는 이유 중 하나는 수비다. 롯데는 8월 들어 치른 6경기에서 범타 처리율(DER) 73.6%로 리그 1위를 기록 중이다. 이는 상대 팀 타자가 때린 페어 타구 가운데 73.6%를 아웃으로 처리했다는 뜻이다. 시즌 전체 기록을 살펴봐도 롯데는 범타 처리율 69.1%로 선두 NC(69.8%)에 이어 두 번째로 수비가 좋았다.
지난해만 해도 롯데는 리그에서 범타 처리율이 가장 나쁜(66.0%) 팀이었다. 그랬던 롯데를 변화시킨 주인공은 단연 외국인 유격수 마차도(28)다. 마차도는 마이너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수비는 알아주던 선수였다. 지난해 롯데에서 마차도와 계약했다고 발표하자 ‘왜 또 수비형 외국인 선수를 데려왔냐’고 불만을 표시하는 팬들이 있었다. 마차도를 영입한 게 불만족스러웠던 팬들도 그의 수비력은 인정했다는 반증이다.
최근 성적을 보면 마차도를 그저 ‘수비형’이라고 평가할 수도 없다. 7월 1일 이후 28경기에서 마차도는 OPS(출루율+장타율) 0.944를 기록했다. 7월 월간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두산 허경민이 같은 기간 기록한 OPS가 0.943이었다. 수비에서는 팀 내야에 ‘그물망’을 치면서 방망이로도 월간 MVP급 성적을 냈던 것이다.
마차도는 “지난달 6일 미국에 있던 아내와 아들 딸이 한국에 들어 왔다. 그때부터 방망이도 잘 맞는 느낌”이라며 “아무래도 혼자 있다 보면 경기 중에 실수했던 게 자꾸 떠올라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가족이 들어 오면서 심신이 모두 편안한 상태로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