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고양 확진자 일하는 남대문시장서 집단감염… 수도권 전파 우려

입력 | 2020-08-10 03:00:00

[코로나19 재확산 비상]
접촉자 20명 검사 8명 추가 확진… 유동인구 많아 방역 비상등
고양시 교회 관련 10명 추가 확진… 지하에서 예배 본 후 함께 식사
초등교-어린이집 등 지역감염 확산… 당국 “교회 방역강화 재도입 검토”




다시 문 연 고양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9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주교제1공영주차장에 다시 문을 연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보건소 직원들이 승용차 탑승자를 상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이날 고양시의 교회 두 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 10명이 발생했다. 고양=뉴스1

경기 고양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서울 한복판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여 수도권 방역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서울시에 따르면 중구 남대문시장의 한 상가에 근무 중인 A 씨(여·경기 고양시)가 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7월 30일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출근했고 요일에 따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3∼5시까지 일했다. 방역당국이 A 씨의 접촉자 2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 결과 9일 8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8일까지 남대문시장 케네디상가(지하철 4호선 회현역 5, 6번 출구)를 다녀간 뒤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난 방문자에게 진단 검사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남대문시장은 국내 최대 전통시장 중 한 곳으로 유동인구가 많아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명동과도 가깝다.

고양시의 교회 두 곳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9일 하루에만 10명이 추가로 나왔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고양시 덕양구 기쁨153교회 관련 확진자는 전날보다 2명이 늘어나 모두 20명이 됐다. 이 교회 교인이 근무하는 경기 양주시 산북초교의 교직원 2명도 감염됐다. 수도권 지역의 첫 학교 내 감염 사례다. 진단검사 결과 이 학교 학생 중에서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앞서 6월 대전 천동초교 학생 2명이 감염돼 방역당국이 교내 감염 사례로 추정한 바 있다.

방역당국은 기쁨153교회 교인들이 환기 상태가 좋지 않은 지하에서 예배를 본 데다 예배 후 식사를 같이 하는 과정에서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교회가 있는 지하 1층엔 창문과 환기시설이 없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기쁨153교회에 대한) 역학조사 과정에서 서울 강남구 소재 방문판매업체 엘골인바이오와 관련이 있는 환자가 확인됐다”고 했다. 엘골인바이오에선 현재까지 9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방문판매업체에서 교회를 거쳐 초등학교로 감염이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강남 일대에 감염 집단이 형성됐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기쁨153교회 감염과 관련이 있는 엘골인바이오가 확진자가 발생한 할리스커피 선릉역점, 역삼동 V빌딩과 가까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양시 일산동구 반석교회에서도 확진자 8명이 추가돼 모두 24명으로 늘었다. 앞서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일하는 이 교회 교인으로부터 어린이집 원아 2명과 원장이 감염됐는데 이들의 가족과 지인 등 8명이 또 추가로 감염된 것이다. 추가 확진된 8명 중엔 원아와 부모, 외할머니 등 일가족 7명이 포함됐다. 서울 영등포구 누가선교회에 다니는 교인의 지인 1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 교회 교인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이로써 지난달 22일 첫 확진자가 나왔던 이 교회 관련 확진자는 5명이 됐다. 나머지 4명은 모두 교인이다. 이들은 예배 후 소모임에서 함께 식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5, 6월 수도권의 종교시설에서 나타났던 (코로나19) 유행 양상이 다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종교시설에 대한 방역강화 조치를 푼 지 약 2주 만에 발병 사례가 나온 것이어서 연결고리가 계속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고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교회에 대한 방역강화 조치 재도입을 검토 중이다.

김상운 sukim@donga.com·강동웅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