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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의 자존심 대결, KLPGA팀이 웃었다

입력 | 2020-08-10 03:00:00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2연패




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KLPGA팀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가운데 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9일 경주 블루원 디아너스CC에서 끝난 대회에서 KLPGA팀은 최종 합계 승점 10.5-7.5로 해외연합팀을 꺾고 역대 상대 전적 동률(3승 3패)을 만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2승을 거둔 ‘슈퍼 루키’ 유해란(오른쪽에서 세 번째)은 KLPGA팀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브라보앤뉴 제공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2승을 거두고 있는 박현경(20)은 18번홀(파4)에서 안정적인 퍼팅으로 파 세이브에 성공한 뒤 미소를 지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21승을 기록 중인 베테랑 이보미(32)와 접전을 펼친 끝에 1홀 차 승리를 지켜냈기 때문이다.

9일 경북 경주 블루원 디아너스CC(파72)에서 열린 오렌지라이프 챔피언스트로피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최종일. 싱글 매치플레이에 나선 3개 조의 경기가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KLPGA투어 선수들로 구성된 ‘KLPGA팀’은 박현경이 획득한 승점(1점) 덕분에 해외파로 구성된 ‘해외연합팀’의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을 확정했다.

박현경은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한 내가 승부를 결정지을 줄은 몰랐다. 승패를 떠나 보미 언니와 좋은 추억을 쌓아 행복했다”고 말했다. 남편인 탤런트 이완이 캐디로 나서 눈길을 끌었던 이보미는 “남편 말을 안 들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남편이 라이를 잘 봐줬는데 내 퍼팅감이 좋지 않았다”며 웃었다.

KLPGA팀은 최종 합계 승점 10.5-7.5로 해외연합팀을 꺾었다. 첫째 날 포볼(2인 1조로 각자의 공을 쳐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에서 4.5-1.5로 앞섰던 KLPGA팀은 최종일에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승점 6점을 따냈다. 둘째 날인 8일 포섬(공 1개를 두 선수가 번갈아 치는 방식)은 악천후로 경기가 취소됐다. 지난해에 이어 연속 우승을 차지한 KLPGA팀은 7억 원의 우승 상금을 획득(준우승팀 5억 원)하며 역대 상대 전적을 동률(3승 3패)로 만들었다.

이날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양 팀은 나란히 4승씩(4무)을 챙겼다. KLPGA팀에서는 올 시즌 신인왕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2001년생 유해란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4승을 기록 중인 1989년생 허미정과의 ‘띠 동갑’ 대결에서 4홀 차 완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2승을 거둔 유해란은 KLPGA팀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국내 투어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2000년생 동갑내기’ 박현경과 임희정도 승리했다. 임희정은 지난해 LPGA투어 신인왕 이정은(24)에게 2홀 차 승리를 거두며 대회 5전 전승(지난해 기록 포함)을 거뒀다.

해외연합팀에서는 LPGA투어를 주무대로 뛰고 있는 유소연과 김효주가 각각 지난해 KLPGA투어 대상 수상자인 최혜진, 박민지를 꺾고 자존심을 지켰다. 선수 입장 시 스나이퍼 복장을 하고 나타나 눈길을 끈 김효주는 2승을 챙기며 해외연합팀의 MVP에 선정됐다.

호스트 박인비는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폭우로 아픔을 겪은 분들에게 희망을 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 팀 선수들은 대회 후원사인 오렌지라이프와 함께 상금 중 일부(1억2000만 원)를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힘쓰고 있는 국제백신연구소에 기부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