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LG, 他구단에 협조 요청” 소식에 온라인 뜨거운 찬반 논란 他구단 팬들 “국민타자 아니다” 난처해진 LG “협조해주면 좋지만” KBO선 2017년 이승엽이 최초
LG 박용택. 동아일보DB
논란이 시작된 건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LG가 나머지 9개 구단에 박용택의 ‘은퇴 투어’ 협조를 요청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였다. 은퇴 투어는 은퇴를 앞둔 선수가 다른 팀 안방 구장을 마지막으로 방문할 때 기념식을 진행하면서 선물을 주고받는 행사를 뜻한다. KBO리그에서는 ‘라이언 킹’ 이승엽(44·전 삼성)이 2017년 처음으로 은퇴 투어를 진행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 LG 팬과 나머지 9개 구단 팬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다. LG 팬들은 “박용택은 역대 최다 안타(2478개) 기록 보유자인 ‘프로야구 레전드 선수’다. 은퇴 투어를 진행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다른 구단 팬들은 “박용택은 이승엽처럼 ‘국민 타자’라고 보기 어렵다. LG 자체적으로 성대한 은퇴식을 열어주는 걸로 충분하다”고 맞서고 있다.
이 논란에 대해 처음 의견을 밝힌 다른 팀 관계자는 키움 손혁 감독이었다. 손 감독은 키움이 LG를 2-1로 물리친 9일 경기를 앞두고 “양준혁(51) 이종범(50) 선배도 훌륭한 기록을 남겼지만 그때는 은퇴 투어 같은 문화가 없던 시대였다”면서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오랫동안 헌신한 선수가 은퇴하면 마무리를 잘 예우해 주는 모습이 보였다. 우리는 아직 그런 문화가 부족한 것 같다. 이번 기회를 통해 존중의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찬성 의사를 밝혔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