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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명 사망-실종’ 물폭탄 이어 태풍 비상

입력 | 2020-08-10 03:00:00

곡성 산사태 5명 사망-섬진강 범람… 47일째 장마에 전국 57명 인명피해
태풍 ‘장미’ 10일 오후 남해안 상륙… 11일까지 최대 300mm 더 쏟아질듯




곡성 할퀸 집중호우… 산사태 마을 덮쳐 7일 오후 전남 곡성군의 한 마을에 산사태로 토사가 쏟아져 주택들이 매몰되며 5명이 목숨을 잃었다. 8일 오후에도 주택과 주변 농경지를 토사가 온통 뒤덮고 있다. 산림청 산사태예방지원본부에 따르면 8일에만 55건, 이달 들어 모두 667건의 산사태가 전국에서 발생했다. 9일 기준 전국 81개 시군구에 산사태 경보 또는 주의보가 발령됐다. 곡성=뉴스1

전남 담양군에 612mm가 내리는 등 남부지방에 7∼9일 3일간 폭우가 쏟아져 최소 13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 제5호 태풍 ‘장미’까지 10일 한반도에 상륙해 11일까지 최대 300mm 이상의 비를 남부와 중부지방에 뿌릴 것으로 보여 이번 장마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9일 오후 10시 기준 7∼9일 전남에서 8명, 전북에서 3명, 광주와 경남에서 각각 1명이 목숨을 잃었다. 13명 중 9명이 산사태로 숨졌다. 전남 곡성군의 한 마을에선 7일 밤 산사태로 5명이 사망했다. 8일엔 전북 장수군에서도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돼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담양에선 약해진 지반 탓에 전봇대가 넘어지면서 주택에 불이 나 1명이 사망했다. 경남 거창군에선 야산의 토사가 무너지면서 1명이 경운기와 함께 매몰됐다.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거나 실종되기도 했다. 8일 담양에선 침수를 피해 대피소로 이동하던 어린이(8)가 물에 휩쓸려 숨졌고 전남 화순에선 논 배수로 작업 중에 60대 남성이 물에 휩쓸려 사망했다. 담양과 경남 밀양시에선 배수로 급류에 휩쓸려 각각 1명이 실종됐다. 광주에선 광주천에서 1명이 실종됐다.

주말 집중호우로 광주와 전남, 전북 지역에선 49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섬진강 하류의 제방이 무너져 전북 남원 순창, 전남 구례 곡성, 경남 하동의 주택 2000여 채가 침수됐다. 하동에선 화개장터가 32년 만에 물에 잠겼다. 금강 상류의 용담댐 방류로 폭우가 내리지 않은 충북 영동과 옥천에서도 물난리가 났다.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에 태풍까지 북상하면서 관계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한반도에 처음 상륙하는 태풍 장미는 10일 오후 3시경 경남 통영시 부근으로 올라올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 등의 영향으로 서울과 경기 북부, 전남과 경남 등에 11일까지 최대 30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중대본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일 이후 호우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31명, 실종자는 12명으로 집계됐다. 2일 충북 단양에서 딸, 사위와 함께 급류에 실종됐던 70대 여성이 7일 만에 실종 지점에서 38km 떨어진 제천 청풍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재민은 1만3489가구 5971명이다. 지난달 수해로 인한 사망자 8명과 의암댐 선박 전복 사고로 발생한 사망자 3명 및 실종자 3명을 더하면 9일로 47일째인 올해 장마 기간 동안 최소 57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중대본부장인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9일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이번 집중호우는 과거와 다른 양상의 대규모 자연재난 위기 상황인 만큼 기존 대책과 경험에 의존하지 말고 과하다 싶을 정도의 선제 조처를 해 달라”고 주문했다.

담양=이형주 peneye09@donga.com / 남원=김태언 / 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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