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 사진=뉴스1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를 두고 “어차피 민초들의 삶과는 아무 관계없는 일”이라며 “공수처에 목숨을 거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권력비리 저지를만한 정치 엘리트들 사이에서 궁정암투의 룰을 정하는 문제일 뿐인데, 왜 나라 전체가 시끄러워야 하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검찰개혁은 비리 저지르는 범털들에게나 좋지, 우리 같은 개털들에겐 좋을 것 하나도 없다”며 “증권범죄합동수사단 해체하면 서민의 삶은 어떻게 좋아지냐? 신라젠·라임펀드·옵티머스 수사 안 하면 우리 삶이 풍요로워지냐”고 따져 물었다.
또 “권력비리를 저질러도 수사 안 받을 권리, 검찰이 불러도 안 갈 권리, 조사 받다가 몸 아프다고 조퇴할 권리, 행여 기소 당해도 포토라인에 안 설 권리, 피의사실 공표 안 당할 권리, 재판 받다가 약속 있다고 조퇴할 권리는 우리 같은 서민은 누릴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특히 “검사장도 개혁검찰에게 플라잉 어택을 당하는 판에 우리 같은 민초들의 인권 따위야 말할 것도 없다”며 “용케 기소돼도 전관예우 받는 몸값 비싼 변호사를 열댓 명씩 사서 쓰는 사람들의 인권을, 왜 쥐뿔도 가진 것 없는 자기들이 챙겨주냐”고 비판했다.
아울러 “살인죄 누명 쓰고도 돈이 없어 국선 썼다가 20년씩 억울한 옥살이를 한 사람들을 위해선 그 헤픈 촛불 한번 들어본 적 없는 사람들이, 부도덕한 강남 사모님을 위해 단체로 서초동으로 달려가 생쇼를 하는 이유는 뭐냐”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개혁 대상이 검찰이 아닌 경찰이라고 시사하기도 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