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7명 체포...라이 아들은 사기 공모 혐의 친중단체, 라이의 개인투자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 경찰, 빈과일보 편집국에 들어와 기자 책상도 수색
홍콩 언론 거물 지미 라이(黎智英·72)가 국가보안법(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10일(현지시간) 홍콩경찰은 트위터를 통해 “지금까지 보안법 위반 혐의로 39~72세 7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트린 외세결탁 등의 위반 행위를 저질렀다. 이는 보안법 29조 위반”이라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동틀 무렵 국가안보처가 민주파를 지지해온 라이를 호만틴(何文田) 지구에 있는 자택에서 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국가안보처는 중국이 직접 설립한 보안법 담당 조직이다.
라이는 반중 성향 빈과일보(?果日報)로 유명한 넥스트디지털 창업주다. 한국에도 친숙한 의류 브랜드 지오다노를 만들기도 했다.
보안법은 홍콩 국가 분열, 테러, 외세와의 결탁, 정부 전복 시도 등을 범죄로 처벌하고 있다.
사실상 반중인사를 겨냥한 법이라는 점에서 라이는 민주화 시위를 주도해온 조슈아 웡과 함께 보안법 처벌 대상 우선순위로 거론돼왔다.
보도에 따르면 국가안보처는 대대적인 기습 작전을 벌여 라이 등 적어도 7명을 체포했다. 하루 사이 더 많은 사람이 체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찰은 작전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소식통은 “작전이 계속되고 있으며 체포 인원이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는 수갑이 채워진 채 오전 11시께 자신의 사무실로 안내됐다. 뒤이어 변호사가 건물에 도착했다.
SCMP에 따르면 오전 9시30분 기준 체포된 7명 중 라이의 두 아들이 포함됐다. 한 아들은 외세와 결탁해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른 아들의 혐의는 사기 공모다.
이밖에 4명은 빈과일보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다.
국가안보처는 홍콩에 없는 라이의 측근이자 넥스트디지털 임원 마크 사이먼도 체포하려 하고 있다. 경찰은 사이먼이 어떠한 범죄를 저질렀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 관련 수사는 홍콩정연회(Politihk Social Strategic)를 비롯한 일부 친중 성향 단체들이 제기한 의혹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들은 빈과일보 모기업 넥스트디지털이 임대료를 피하기 위해 당국에 거짓 정보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NYT에 따르면 빈과일보는 이날 오전 경찰의 급습 상황을 생중계했다. 이에 따라 경찰들이 기자 책상 위의 서류를 샅샅이 뒤지고 수갑을 찬 라이가 사무실로 끌려가는 모습이 내보내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