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더 내는데… 더 좁고 낡은 집서 ‘전세살이’ 직방, 올 상반기 거래 분석 ‘4억이하’ 10년새 90→53% 급감 가격대별 전용면적 꾸준히 줄어
10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시스템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대 중 4억 원 이하 전세 거래가 전체의 52.7%로 가장 많았다. 이는 2011년 89.7%에 비해 대폭 감소한 것으로, 그동안 전세 가격이 상승하면서 저렴한 전세가 빠르게 줄어들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2억 원 이하 전세 역시 전체 거래 중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43.3%에서 2020년 13.7%로 절반 이상 줄었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대별 거래 평균 전용면적은 꾸준히 축소되고 있다. 우선 전체 평균 79.1m²에서 올해 상반기 74.1m²로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그중에서도 국민주택(84m²)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2011년에는 전세보증금 2억 원 이상∼4억 원 초과 가격대의 평균 전용면적이 86m²로 국민주택(84m²) 규모 이상이었던 반면 2020년 상반기는 6억 원 초과∼9억 원 이하 가격대의 전세 평균 전용면적이 94.3m²로 국민주택 규모 이상으로 나타났다. 전세 가격 2억 원 이하 구간의 평균 전용면적은 2011년 62.7m²에서 2016년 50.8m², 올해 상반기 43.5m²로 면적이 줄었다.
직방 측은 “전반적으로 전세 거래 아파트의 노후화는 2016년까지 빠르게 진행된 이후 2017년부터는 완만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런 현상은 청약에 나선 수요자들이 전세 시장에서 이탈하고 서울에 2017∼2019년 연평균 3만2000채 이상이 입주한 것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상대적으로 전세 가격이 저렴한 노원, 도봉, 강북구(이하 노도강)의 올해 상반기 4억 원 이하 전세 거래 비중이 88%, 금천, 관악, 구로구(이하 금관구)는 76%로 나타났다. 이들 4억 원 이하 전세의 준공연한은 금관구는 평균 10.9년으로 짧았지만 노도강은 26년으로 재건축 연한(30년)에 거의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 관계자는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요구권 등 임대차 2법으로 임차인들의 주거안정을 위한 공급과 제도적 장치는 마련됐지만 절대적 물량 공급과 함께 수요자 특성에 부합한 주거의 질을 향상시킬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