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부담-反트럼프 정서 때문
올 상반기 미국 시민권을 포기한 사람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CNN 방송이 9일(현지 시간) 전했다.
미국의 회계법인 뱀브리지 집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5816명이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지난해 시민권 포기자가 2072명이었는데 이미 올 상반기에만 해당 수치의 3배 가까이 육박한 것. 시민권은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이나 귀화자에게 부여되며 영주권과 달리 투표권과 출마권 등을 가진다. 뱀브리지는 “올해 시민권을 포기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미 미국을 떠난 상황”이라고 했다.
미국 시민권 포기자가 느는 이유로는 세금 부담 등이 우선 꼽힌다. 시민권을 갱신하기 위해서는 연간 2350달러(약 280만 원)를 지불해야 한다. 해외에 머무르는 경우 해당 국가의 미국대사관에 출석해야 하는 의무도 있다.
‘반(反)트럼프 정서’ 확산도 시민권 포기 증가의 이유로 거론된다. 앨리스터 뱀브리지 뱀브리지 대표는 “시민권을 포기한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모든 일을 지켜봤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유행을 얼마나 정치적으로 다루고 있는지를 봤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시민권을 포기하는 사람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CNN은 전망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