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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대국이 방역 허술… 美-브라질-인도 3국이 세계 확진자 절반

입력 | 2020-08-11 03:00:00

코로나 누적 확진자 2000만명 돌파




10일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0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정체불명의 폐렴이 발생했다”고 보고한 후 약 7개월 만이다.

이날 오후 9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기준 세계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2004만7093명, 73만4532명이다. 올해 6월 28일 누적 확진자가 1000만 명을 돌파할 때까지는 첫 보고 후 약 180일이 걸렸지만 이후 43일 만에 1000만 명이 추가됐을 정도로 확진자 증가세가 가파르다.

특히 1, 2, 3위 감염국이자 각각 3억3000만 명, 2억1000만 명, 14억 명의 인구를 보유한 인구 대국 미국, 브라질, 인도에서 코로나19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어 전체 확진자 급증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3개국의 합산 확진자만 1000만 명이 넘는다. 여기에 러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더한 상위 5개국의 확진자가 전체의 59.4%를 차지한다. 상위 감염국은 모두 △최고지도자의 코로나19 대응 실패 △취약한 의료체계와 큰 빈부 격차 △개인 방역에 대한 시민인식 결여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이날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519만9524명으로 세계 전체 확진자의 4분의 1을 넘겼다. 사태 초기에는 뉴욕, 뉴저지 등 인구가 밀집한 동북부 주요 주에서 코로나19가 창궐했지만 여름을 맞아 휴양지가 많은 플로리다, 텍사스, 캘리포니아 등 남부에서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아직도 해외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를 제대로 체크하거나 걸러내지 않고 있다. 자가 격리는커녕 발열 체크조차 실시하지 않고 있고, 진단검사도 최대 2주가 걸리는 등 허술한 방역정책으로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 지침도 오락가락하며 국민의 혼선을 부추겼다. 11월 대선 승리를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무리한 조기 경제 정상화,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인 특유의 개인주의 성향, 권유나 지시를 거부하는 문화 등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라질과 인도는 저소득층 인구 비중이 크고 지역별 의료 양극화가 심해 더 큰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선진국에 비해 낮은 통계의 신뢰도 등을 감안할 때 이 나라들의 실제 확진자가 훨씬 많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긴급사태가 발령됐던 4월에 하루 300∼700명 발생하던 감염자가 7월 말부터 1000명을 넘었고, 최근에는 1500명을 돌파했다. NHK 집계에 따르면 10일 일본의 누적 확진자는 5만455명으로 5만 명대에 처음 진입했다.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여전히 긴급사태 재발령에 소극적이다. 지지율 하락에 시달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추가 하락을 우려해 긴급사태 재발령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아베 총리는 9일 “긴급사태 선언이 고용이나 생활에 주는 영향을 생각하면 가능한 한 재선언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에서도 2차 확산 우려가 부쩍 커졌다. 최근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는 5월 경제정상화 이후 일일 신규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에 아일랜드, 영국 내 북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등은 다수 모임 금지 등 재봉쇄령을 속속 시행하고 있다.

파리=김윤종 zozo@donga.com /뉴욕=유재동 / 도쿄=박형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