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회사 주가 장중 344% 오르기도… 美, 홍콩제품에 ‘중국산’ 표기 압박
홍콩 민주화운동 주역 또 체포 아그네스 차우가 10일 밤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후 경찰 차량에 실려 가면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홍콩=AP 뉴시스
이날 핑궈일보 1면에는 전날 경찰에 체포되는 라이 창업주의 사진과 “핑궈일보는 계속 싸워야 한다”는 제목이 달렸다. 이 매체는 홈페이지를 통해 “보통 매일 10만 부를 인쇄하지만 오늘 50만 부 이상을 인쇄했다”고 밝혔다. 시민들이 앞다퉈 핑궈일보를 사는 바람에 50만 부가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이나 길거리 판매대에서는 이 신문을 사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젊은층은 소셜미디어에 핑궈일보 구입 ‘인증샷’을 속속 올렸다. 일부 편의점 및 식당 주인은 100∼200부씩 대량 구매한 후 무료로 나눠줬다. 반중파 입법회(국회)의원이자 2014년 민주화시위 ‘우산혁명’의 주역인 시우카춘(邵家臻·50)은 가상으로 만든 1면 백지 핑궈일보를 든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린 후 “핑궈일보가 백지로 나오더라도 나는 신문을 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지신문이라도 살 것” 홍콩 민주파 국회의원인 시우카춘은 “백지 핑궈일보라도 사겠다”라는 의미로 가상의 백지 신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시우카춘 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전방위적인 중국 압박에 나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0일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은 수십 년 동안 미국을 이용해 먹었다. 중국 공산당이 홍콩을 공산당이 지배하는 또 다른 도시로 취급한다면 미국도 똑같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역시 이날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회계기준을 강화해 사실상 제재에 나설 뜻을 밝혔다.
미 상무부는 다음 달 25일부터 홍콩에서 만들어져 미국으로 들어오는 상품에도 ‘메이드 인 차이나’ 표기를 붙이기로 했다. 홍콩 제품이 ‘중국산’ 표기를 하지 않으면 해당 물건이 미국 항구 등에 도착하는 즉시 약 10%의 징벌적 관세를 물어야 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이 그간 중국산 제품의 ‘재수출 항구’로 쓰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조치의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풀이했다.
베이징=김기용 kky@donga.com / 뉴욕=유재동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