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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전 사진보며 추억에 빠진 류중일·윌리엄스 감독

입력 | 2020-08-12 18:14:00

윌리엄스 감독, 류중일 감독 '잠실 1호 홈런' 위치서 기념사진




두 사령탑이 35년 전 사진을 보며 추억에 빠져들었다. 또 국경을 초월한 특별한 인연도 재확인했다.

바로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과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 이야기다.

류 감독은 최근 지인으로부터 특별한 사진을 받았다. 바로 35년 전 한·미 대학야구선수권에서 류 감독과 윌리엄스 감독이 함께 찍힌 사진이다.

12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경기를 앞두고 해당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류 감독은 “내가 수비를 하고 있고, 윌리엄스 감독이 안타를 친 뒤 도루를 하다 아웃되는 장면이더라. 한 사진에 둘이 같이 있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윌리엄스 감독한테 이따가 보여주려고 한다. ‘이게 너고, 이게 내다(나다)’라고 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워낙 오래 전이라 기억이 명확하지는 않다는 류 감독은 “당시 경기가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당시에 한·미 대학 선수 교류전 형식이어서 우리가 미국에 가서 경기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취재진과 브리핑을 마친 뒤 류 감독은 직접 윌리엄스 감독을 찾아가 사진을 보여줬다. 사진을 본 윌리엄스 감독도 옛 추억에 빠져들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1985년 신문 사진을 보여주시더라. 그때의 나는 머리카락도 있었던 것 같다”며 “재미있었다. 류 감독님 친구 분이 보내주셨다고 해서 재미있게 함께 봤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더니 “당시 상황은 아웃이어서 아쉬웠다. 2루 도루를 시도하면 항상 그런 일이 일어났던 것 같다”고 농담했다.

그는 1985년 당시 한국을 방문했을 때 기억 한 조각도 꺼냈다.
“이태원에 갔었다”고 운을 뗀 윌리엄스 감독은 “이태원에서 나오는데 사이렌이 울리더라. 호텔에 가서 버스를 타고 경기장으로 가야하는 상황이었다”며 “사이렌이 울려서 다른 차가 다 멈춰있는데, 나는 택시 기사에게 빨리 가달라고 했다. 무슨 상황인지 이해를 못했었다. 호텔에 도착했더니 군인 분들이 안좋은 표정을 하고 기다리고 있더라”고 떠올렸다.

이어 “이것이 가장 선명한 기억이다. 폴로 셔츠를 1달러 주고 샀던 기억도 있다”더니 껄껄 웃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예고했던 ‘인증샷’도 찍었다. 류중일 감독이 잠실구장 개장 1호 홈런을 친 자리에서다.

류 감독은 지난 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윌리엄스 감독을 만난 자리에서 “잠실 야구장 역대 1호 홈런을 친 타자가 누구인지 아느냐”는 질문을 건넸다.

누구인지 궁금해하는 윌리엄스 감독을 향해 류 감독은 대구 사투리로 “나”라고 답한 뒤 껄껄 웃었다. 류 감독은 경북고에 재학 중이던 1982년 우수고교초청대회에서 잠실구장 개장 1호 홈런을 쏘아 올린 바 있다.

류 감독의 자랑에 웃음을 터뜨린 윌리엄스 감독은 “당시 공이 넘어간 위치를 알려주면, 거기서 사진을 찍겠다”고 답했다.

전날 “내일 사진을 찍을 예정”이라고 예고했던 윌리엄스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인증샷을 찍는데 성공했다. 그는 두 팔을 번쩍 든채 즐거운 표정으로 포즈를 취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