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안방 경기가 끝난 뒤 서로를 격려하고 있는 프로야구 키움 선수단. 키움 제공
길고 긴 장마가 재미있는 풍경을 만들어냈습니다.
프로야구 2위 키움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안방 경기에서 한화에 6-3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현재 선두 NC는 키움보다 7경기 적은 77경기를 소화한 상태로 48승 2무 27패(승률 0.640)를 기록 중입니다.
방수포로 내야를 뒤덮은 창원NC파크. 동아일보DB
기상청에 따르면 6월 24일 이후 이날까지 51일째 장마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면서 우천 순연 경기 숫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개막일(5월 5일)부터 6월 23일까지 49일 동안 우천 순연 경기는 7경기가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장마 기간에는 29경기로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현재까지 가장 우천 순연 경기가 많은 팀이 롯데(11경기)이고 NC(10경기)가 그다음입니다. 거꾸로 돔 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키움은 원래 일정에서 3경기만 밀린 상태입니다.
이런 이유로 키움이 50승 고지 정복이 제일 빨랐다고 해도 올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브래들리 테리 모델’을 활용해 남은 시즌을 10만 번 시뮬레이션 해보면 키움이 1위를 차지할 확률은 14%밖에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3위로 시즌을 마칠 확률(19.3%)이 1위 확률보다 높습니다.
물론 키움이 제일 확률이 높은 확률을 기록한 건 현재 순위인 2위(50.4%)였습니다.
1위 확률이 제일 높은 팀은 역시 현재 선두인 NC(81.8%)였습니다.
이 결과에 따르면 5~7위는 앞으로도 현재처럼 마지막 ‘가을 야구’ 티켓을 놓고 혼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8위 삼성은 중위권 경쟁에서 멀어지는 모양새고, 하위권 두 팀 역시 현재 순위를 벗어나기가 힘든 분위기입니다.
그래도 숫자는 숫자일 뿐. 실제로 순위를 만드는 건 이 모델이 아니라 공과 사람입니다.
참고로 이전 29년 동안에는 50승 고지를 선점한 팀이 21번(72.4%)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은 58.6%(29번 중 17번)였습니다.
황규인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