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신규 등록임대사업자는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을 의무 가입해야 하는 가운데 보증보험의 보증료 분담을 둘러싸고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이 커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입 의무대상은 임대사업자인 집주인이지만, 세입자도 보증료의 25%를 부담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세입자, 확정일자 받아도 전세금 떼일 우려 방지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모든 임대사업자에게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도록 개정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이 18일 시행된다. 임대사업자의 공적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7·10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다. 이에 따라 이달 18일 이후 등록하는 신규 임대사업자는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하며, 기존 임대사업자는 1년 후부터 적용된다. 위반하면 임대사업자는 최고 2000만 원의 벌금, 최장 2년의 징역에 처해진다.
물론 전셋집에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까지 받으면 전셋집이 경매에 넘어가거나 다른 사람에게 팔리더라도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하지만 확정일자를 받더라도 집주인이 이전에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았을 경우에는 세입자가 채권자 후순위로 밀려날 수 있다. 또 ‘깡통전세’나 ‘역(逆)전세’처럼 매매나 경매를 통한 매각가가 보증금보다 낮으면 보증금을 모두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위험에 대비해 보증금 ‘전액’을 ‘제때’ 돌려받으려면 보증상품에 가입하면 된다.
●세입자도 내야 하는 보증료, 분쟁 소지
논란이 되는 건 보증료를 집주인과 세입자가 분담하게 하는 규정 때문이다. 기존에는 세입자가 보증금을 지키려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해야 했고, 세입자가 전액 보증료를 분담해야 했다. 하지만 민간임대주택법 시행령은 임대사업자가 의무 가입해야 하는 임대보증금 보증보험 보증료를 집주인과 세입자가 각각 75%, 25% 나눠 내도록 하고 있다. 집주인이 먼저 보증료를 전액 낸 뒤 이 중 25%를 임대료에 더해 세입자에게 받는 식이다. 하지만 애초 보증보험에 가입할 의사가 없는 세입자들은 기존에 내지 않던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해서 분쟁의 소지도 있다. 특히 최근과 같은 집값 상승기에는 보증금 떼일 우려가 적어서 세입자들이 보증료 추가 부담을 하길 꺼려할 수 있다. 지난해 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건수는 약 16만 건으로, 세입자가 자발적으로 보증보험에 가입한 경우는 전체 전월세 거래의 10% 미만으로 추정된다.
이렇다보니 의무가입 대상인 임대사업자들은 보증료 부담에 대해 반발하는 것은 물론 보증료 분담을 둘러싼 세입자와의 갈등을 우려하고 있다. 성창엽 임대인협의회 추진위원장은 “세입자가 ‘내기 싫다’고 버티면 집주인은 어떻게 해야 하냐”며 “원룸 임대차시장에선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중개수수료 아끼려고 직거래하는 사례가 많은데 양쪽 다 부담”이라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