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앞부분 견인작업 착수 日선사 “남아있던 원유 3000t 제거”… ‘와이파이 잡으려 육지 접근’ 보도도
지난달 25일 인도양 모리셔스 해안에서 좌초해 기름 유출 사고를 일으킨 일본 화물선 와카시오호가 두 동강 난 모습이 16일 공개됐다. 사진 출처 와카시오 클린업 공식 페이스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리셔스 국가위기위원회는 15일(현지 시간) “이날 오후 4시 반쯤 유출 사고를 일으킨 와카시오호 선박 앞부분이 분리된 것을 확인하고 해당 부분에 대한 견인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사고를 일으킨 일본 화물선 와카시오호는 중국에서 브라질로 향하던 중 지난달 25일 모리셔스 남동쪽 산호초에 부딪혀 좌초했다. 당시 1000t가량의 원유가 바다로 흘러나와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모리셔스 해안을 오염시켰다. 이런 와중에 선박이 두 동강 나면서 기름 유출 피해는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프라빈드 주그노트 모리셔스 총리는 10일 “기름 유출은 추가로 이뤄지진 않고 있으나, 만에 하나 선박이 분리될 경우 기름이 추가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는데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된 것이다.
기름 유출 피해가 커지자 현지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은 기름 흡착 능력이 큰 것으로 알려진 머리카락이나 사탕수수 잎, 짚 등을 그물망에 넣어 ‘오일펜스’ 만들기에 나섰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특히 머리카락을 기부하기 위해 미용실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고가 인재라는 지적도 나왔다. 일본 ANN방송은 14일 현지 매체를 인용해 “사고 당일인 지난달 25일 화물선이 좌초하기 직전, 선박 안에선 한 선원의 생일을 축하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 “와이파이 신호를 수신하기 위해 선박이 육지 쪽으로 접근 중이었다는 내부 진술도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사고 선박의 해운사는 “조사 중이라서 아직 사고 원인은 알 수 없다”고 아사히TV에 밝혔다.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