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서 찾는 새로운 미래]공무원 꿈 접고 농업 뛰어들어 임산부도 안심할 작두콩 커피로 2년만에 직원 6명 둔 CEO 변신
작두콩 커피를 만드는 농업회사법인 ‘그린로드’를 운영 중인 김지용 대표가 농장에서 작두콩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김지용 대표 제공
전북 익산시에서 작두콩 커피를 만드는 농업회사법인 ‘그린로드’를 운영하는 김지용 대표(36)는 20대를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으로 지냈다. 7급 공무원을 준비하던 그는 우연히 농사일을 접하고 인생의 궤도를 틀었다. 용돈벌이로 붕어빵 장사를 하다 만난 동네 어르신의 밭일을 돕다가 창농(創農)에 새로운 미래가 있다고 본 것이다.
29세에 늦깎이로 한국농수산대에 입학한 김 대표는 작두콩 공부에 매진했다. 작두콩을 볶으면 커피와 비슷한 향과 맛이 난다는 점에 착안해 작두콩 로스팅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성원영농조합법인 채영곤 대표(33) 역시 공기업인 한국마사회에서 인턴 생활을 하다 농업에 뛰어들었다. 도시에서 밍밍한 맛의 밥을 먹을 때마다 고향 전남 진도군에서 부모님이 재배한 쌀맛이 그리웠던 그는 쌀을 신선식품처럼 유통하기 위해 직접 회사를 차렸다. 그래서 내놓은 게 품종별로 300g씩 캔에 넣어 포장한 ‘맥주캔 쌀’이다. 20, 30대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찾는 ‘맛있는 쌀’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김 대표와 채 대표처럼 혁신적인 기술이나 아이디어로 농업과 농촌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청년 농부가 늘고 있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시름하는 대신 도전정신과 창의력에 혁신 기술력을 결합해 농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바꾸고 있는 개척자들이다.
동아일보는 농업, 농촌에서 새로운 미래를 열고 있는 청년 농부를 비롯해 ‘언택트 마케팅’으로 성장한 농가, 농촌의 ‘4차 산업혁명’인 스마트팜을 일구는 농부 등을 소개한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