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전광훈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서울 성북구 자신의 사택 인근에서 구급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는 최근 교인들 사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으며, 이날 전광훈 담임목사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2020.8.17/뉴스1
방역당국에 따르면 전 목사는 이날 오전 서울 관악구의 한 병원 선별 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은 뒤 오후 4시경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전 목사는 공중전화 박스 모양의 검사실에 들어가면 의료진이 장갑이 달린 구멍을 통해 검체를 채취하는 ‘워크스루’(도보 이동형 검사법) 방식으로 검사를 받았다.
전 목사 측은 성북구에서 떨어진 관악구로 와 검사를 받은 이유에 대해 “검사 결과를 빨리 받기 위해 보건소 대신 사설 병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전 목사와 동행한 사랑제일교회 소속 전도사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 목사는 집회에서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올 3월 구속 기소됐다. 법원은 4월 위법한 집회나 시위에 참가하지 않는 조건으로 전 목사에 대한 보석을 허가했지만 전 목사가 15일 보수단체 집회에 참가하자 검찰은 16일 보석 취소를 청구했다.
전 목사의 변호인단은 17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주 중 코로나19 치료 사유로 인해 재판기일 변경을 신청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원 관계자는 “11일 전 목사에 대한 공판기일이 진행됐는데 전 목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담당 재판부는 선제적 조치로 18일 자택 대기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 목사에 대한 대면 조사가 어려워지면서 경찰 수사 또한 다소 지연될 수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전 목사를 직접 소환하기는 어렵겠지만 혐의 입증을 위한 다른 수사는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당사자와 조율해 전화를 통한 조사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4월 방역당국에 동선을 숨겨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 직원에 대해 치료 기간 동안 동선 확인 등을 진행한 뒤 완치 후 불러 조사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