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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카페가 된 우리집… 아이들 집콕 걱정 훌훌

입력 | 2020-08-18 03:00:00

코로나 여파 ‘홈키즈카페’ 증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자녀의 안전을 위해 집을 ‘키즈카페’처럼 꾸미는 가정이 늘면서 실내용 대형 완구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G마켓에서 판매 중인 리틀타익스의 ‘액티비티가든’, 스텝2의 ‘작은 집 미끄럼틀’, 파파스토이의 ‘볼텐트’, 쿠쿠토이즈의 ‘실내놀이터’. G마켓 제공

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 씨(39)는 최근 아이들을 위한 트램펄린을 구입해 거실 한구석에 설치했다. 가로 100cm, 세로 100cm에 사방에 안전망이 설치된 가정용 트램펄린의 가격은 10만 원이 훌쩍 넘는다. 어린 아들을 위한 설거지 세트, 모래놀이 세트도 함께 사들였다. 김 씨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데, 아이들이 가지고 놀 것들은 한정돼 있어 장난감을 이것저것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야외활동이 어려워진 자녀를 위해 집 안을 ‘홈키즈카페’처럼 꾸미는 가정이 늘고 있다. 블록, 퍼즐과 같은 각종 소형 장난감은 물론이고 미끄럼틀, 트램펄린 등 대형 장난감을 구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거실을 통째로 키즈카페처럼 꾸민 서울 송파구의 이모 씨(41)는 “두 아들을 위해 7월 한 달 동안 사들인 장난감만 200만 원어치다”며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을 아이에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면 아깝지 않다”고 했다.

홈키즈카페 트렌드에 장난감 판매량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등 유통채널을 가리지 않고 코로나19 전과 비교해 큰 폭으로 늘어났다. G마켓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6일까지 장난감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늘었다. 특히 전에는 가정에서 잘 구입하지 않았던 실내용 대형 완구와 역할놀이 완구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 기간 미끄럼틀의 판매량은 97%, 그네 판매량은 2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키즈카페에서 여자아이에게 인기가 좋은 가게놀이 세트와 남자아이에게 인기가 좋은 공구놀이 세트 판매량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54%, 98% 증가했다.

아이들의 학습과 지능 발달에 도움이 되는 교육 완구, 퍼즐도 인기다. 두 아들에게 홈키즈카페를 만들어준 이 씨는 “코로나19 이후 유치원이 휴원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아내가 유치원 선생님 대신 한글 교육 등을 진행하겠다며 교육 관련 완구를 많이 사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와 같은 사례가 늘면서 올해 1∼7월 롯데마트의 퍼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9.2% 늘었다. 미술 창작 완구와 블록 장난감의 매출도 각각 11.1%, 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의 블록 완구 매출도 10.5% 늘었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학습 완구 매출이 늘었다. G마켓의 올해 7월까지의 학습 완구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2% 늘었는데, 특히 단어와 알파벳이 적혀 있는 ‘학습카드’ 제품 판매량은 396%나 증가했다. G마켓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아이들의 원활한 학습이 어려워진 만큼 놀이를 하면서 교육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장난감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용품을 찾는 소비자도 크게 늘었다. 올해 1∼7월 이마트의 게임 관련 용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2% 늘었다. 한동안 컴퓨터, 모바일 게임의 흥행에 밀려 매출이 감소세였던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등 가정용 게임기와 게임팩의 매출이 지난해 대비 7% 증가하는 등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게임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러한 수요를 파고들어 각종 행사를 진행 중이다. G마켓은 사이트 내에 ‘토이G샵’이라는 별도 판매관을 신설했다. ‘시크릿쥬쥬 별의여신 시크릿 노트북’ ‘콩순이 말하는 펭이와 청진기’ 등 인기 장난감을 할인 판매한다.

이마트는 지난달 대표적인 블록 장난감인 ‘레고’ 신상품 30여 종을 선보였다. 또 가전 브랜드 일렉트로마트의 모든 매장에 게임숍을 별도로 설치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