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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부을라… 벨라루스 파병 놓고 푸틴 딜레마

입력 | 2020-08-18 03:00:00

대선불복 시위 20만명 넘어서… 루카셴코, 연이틀 푸틴에 SOS
러 개입땐 주변국-EU 반발 불보듯




대통령 선거 부정 의혹에 따른 동유럽 벨라루스의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을 돕기 위해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과 제재가 불 보듯 뻔해 러시아 또한 고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 등에 따르면 16일 수도 민스크 등 주요 도시에서는 20만 명이 넘는 시민이 모여 루카셴코 대통령의 퇴진을 외쳤다. 이들은 1994년부터 26년째 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80%가 넘는 득표를 얻어 추가 임기 5년을 보장받자 대선 당일인 9일부터 이날까지 8일 연속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15, 16일 양일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에게 전화를 걸어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그는 옛 소련권 국가의 안보협력기구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를 통해 러시아 지원이 가능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 벨타통신은 푸틴 대통령 역시 “필요하다면 (군사)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러시아군의 개입 또한 쉽지 않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연합(EU) 등이 ‘제2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과 마찬가지’라며 대러시아 제재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친푸틴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조차 러시아 개입을 비판할 것이라고 CNN은 분석했다. 2017년에도 러시아군이 벨라루스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계획하자 나토 역시 발트해 주변 회원국 내 병력을 강화하며 맞섰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