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죽은 것도 분통이 터지는데 더 기가 막힌 건 재물손괴 외에는 대응할 방법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동물을 소유물, 즉 물건으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강아지 인형을 훼손하는 것과 산 강아지에게 해를 입히는 것이 동일한 셈이다. 그나마도 가해 동물 주인이 이를 유도하거나 방치했다는 증거가 없으면 적용이 쉽지 않다고 한다.
지난해 경기 이천에서는 기르던 개를 동네 다른 개가 죽였지만 법정까지 가서야 구입비 80만 원과 위자료 80만 원만 받고 끝났다. 애견학교처럼 다수의 개를 맡아주는 곳에서는 아예 ‘사망 시 동종의 강아지로 줄 수 있다’는 규정을 계약서에 넣은 곳도 있다. 동물보호법이 있지만 자기가 기르던 동물을 망치로 때려죽여도 처벌받는 경우는 별로 없다.
가족같이 소중한 반려동물이 죽은 뒤 경험하는 상실감과 우울 증상을 펫로스(Pet loss) 증후군이라 부른다. 좀 더 잘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 질병 사고 등 죽음의 원인에 대한 분노, 슬픔으로 인한 우울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데 심하면 자살 충동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가족을 잃었을 때에 버금가는 고통을 느끼기도 하는데, 자신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일 경우에는 특히 증상이 더 심하다고 한다.
삶의 의미를 주는 대상이 꼭 사람만은 아니다. ㉠반려(伴侶)동물이란 말이 정착된 지 오래다. 반려자(伴侶者) 외에 이 말을 쓰는 대상이 또 있을까. 반려동물 천만 시대에 반려동물을 물건 취급하는 인식도, 법적 지위도 바뀌어야 한다.
동아일보 8월 10일 자 이진구 논설위원 칼럼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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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현행법상 동물을 소유물로 분류하기 때문에 해당 견주를 처벌하긴 어려울 거야.
③ 가족 같은 존재인 반려동물을 물건 취급하는 인식과 법을 바꿔야 해.
2. ‘㉠반려’를 본문에서 활용된 뜻과 다른 뜻으로 활용한 문장을 고르세요.
① 그 여자는 참되고 성실한 반려자를 얻었다.
② 부부는 서로가 평생의 반려자가 되어주기로 약속했다.
③ 그 영화 예고편은 심의에서 반려되었다.
김재성 동아이지에듀 기자 kimjs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