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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출 만기 6개월 재연장 논의

입력 | 2020-08-19 03:00:00

1차로 미뤄진 대출-이자 39조원
은행들 “리스크 만만치 않아” 우려… 금융당국, 내년 3월까지 연장 가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대상 대출 만기를 내년 3월까지 6개월 더 연장하는 방안이 금융권에서 논의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속에서 약 40조 원에 이르는 코로나19 대출 만기의 추가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형성되는 가운데 이자 상환 유예 조치까지 이뤄지면 위험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8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코로나19 관련 여신 지원 실적 자료에 따르면 2월 이후 이달 13일까지 만기가 연장된 대출 잔액과 이자 총액은 39조138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만기가 연장된 대출 잔액은 약 35조 원, 유예된 이자는 308억 원에 이른다.

금융당국은 대출 만기 2차 연장을 위해 금융권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하순 금융지주 회장들과 만난 데 이어 12일에도 6개 금융협회장들을 만나 적극적인 코로나19 금융지원을 요청했다. 은 위원장은 “(협회장들이)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의 연장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대출 만기 연장 의지를 드러냈다.

은행권에서도 “추가 연장은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대출 만기 연장을 논의 중”이라며 “통상 만기 연장이 6개월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9월 말로 한 차례 연장한 대출 만기가 내년 3월까지 연장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각 은행은 19일 열릴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 참석해 연장 기한을 금융당국에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만기 재연장 이후 대출 부실 위험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이자 상환 유예가 끝난 시점에서 돈을 빌린 차주들은 물론이고 은행이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우려다. 은행들은 이 같은 우려를 담아 은행연합회에 “이자 유예 재연장은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위험한 조치”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은 위원장과의 12일 간담회에서도 이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은행 관계자는 “이자를 정상적으로 납부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지 못하게 한다는 건 눈을 가리고 부실기업들까지 끌고 가란 소리”라고 우려했다. B은행의 대출 실무 담당자도 “6개월 뒤 갚아야 할 금액은 이자가 붙어 더 늘어날 텐데 이자를 갚는다는 보장도 없이 기업들을 연명하게 해주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