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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박근혜 비판한 김종인

입력 | 2020-08-19 03:00:00

“당선뒤 경제민주화 약속 안지켜”… 당원들에 ‘중도확장 당위성’ 강조
靑, 이틀연속 회동 공개 제안… 金, 거절했지만 가능성은 열어둬




김종인, DJ 추도식 찾아 치적 예찬… 진보 끌어안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오른쪽)와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하루 동안 보수의 심장 대구와 호남 민심의 구심점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추도식을 각각 찾으며 통합당 외연 확장을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통합당 대구시당에서 진행한 영남권 지방의회 의원 대상 온라인 강연에서 “통합당이 보수 정당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물어봐도 부정하는 사람이 없다”며 “통합당의 실체를 변화시켜 일반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대구를 찾은 건 21대 총선 이후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특히 “우리는 탄핵 이유를 새겨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국민에게 한 (경제민주화) 약속을 당선된 후 글자 하나 남기지 않고 지우는 우를 범했다”며 “탄핵 이후 4번의 선거에서 모두 패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동정론이 남아 있는 대구에서 혁신의 당위성을 강도 높게 강조한 것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김 전 대통령의 11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단상에 선 김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가장 획기적 기여를 하신 분”이라며 민주주의 안착의 공을 김 전 대통령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현재는 통합과 화합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으로, 지나치게 힘이 세다고 힘만 행사할 게 아니라 겸허한 자세로 권력을 절제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며 여당을 겨냥하기도 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이틀 연속 야당 대표에게 회동을 공개 제안하며 회동 불씨를 키워갔다. 최재성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자청해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보도와 관련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형식과 내용에 대해서는 허심탄회하게 협의에 바로 착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무슨 특별한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만날 수 있지만 특별한 사안도 없다”며 “그렇지 않고 만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청와대에서 일방적으로 얘기하는 것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다만 “(우선) 얘기할 소재가 정해져야 한다.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내가 응할 것”이라며 대화의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다.

김준일 jikim@donga.com·윤다빈 기자